[사설] 공공배달 ‘동백통’ 부산서 제대로 통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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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형 공공배달 플랫폼 ‘동백통’이 시범 운영 기간 기대에 못 미치는 이용률과 불안정한 시스템을 드러냈다고 한다. 동백통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대대적인 홍보와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0월 연제구에서 한 달간 시범 운영을 한 뒤 11월부터 부산 전역으로 확대해 출범할 예정이었으나 시스템 불안정을 이유로 올 1월로 미뤄졌다. 차라리 정식 출범에 앞서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 보완한 뒤 안정적으로 개통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지난해 8월부터 이미 여러 차례 출범 일정이 연기되면서 ‘양치기 서비스’가 아니냐는 오해까지 받았던 만큼 아쉬움이 큰 것도 사실이다.

서비스 질 확보 못하면 시장 안착 애로
드러난 문제점 속히 보완한 뒤 개통해야

물론 부산 동백통에 거는 기대는 작지 않다. “배달앱 시장에서 독과점을 없애고 소상공인을 포함한 지역민 모두에게 힘이 되겠다”고 의욕적으로 시작한 일인 만큼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동백통은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같은 민간 배달앱과 달리 중개 수수료와 광고비, 가맹비를 면제하는 ‘3무(無) 정책’으로 운영된다. 결제 수수료(2%)도 배민(3.3%)보다 낮다. 음식 배달 외에 전통시장과 중소기업 상품도 중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동백통에서 지역화폐인 동백전으로 결제하면 결제금액의 10% 캐시백을 적용받을 수 있어 기대가 상당하다.

그러나 이런 취지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이 안정적이지 않아서 서비스 질적인 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동백통은 철저하게 외면을 당할 수밖에 없다. 당장 시범 기간 연제구민 소비자체험단에게 1만 원 동백통 모바일 무료 쿠폰 300장을 제공했는데, 절반 이상이 사용하지 않아 버려졌다. 참여한 식당 관계자도 “아이폰 결제가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생겼고, 배달업체와 연동되지 않아서 별도로 오토바이를 불러야 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공공배달앱이 좀처럼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는 타 시도 사례를 보더라도 소비자를 묶어 둘 요인이 민간앱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공공배달앱 성패는 서비스 질에서 결정된다.

그나마 동백전이 서비스 개시 3년 차에 접어들면서 지역화폐 발행액 기준으로 전국 3위를 차지하고, 가입자도 76만 명을 넘어서 정착 단계라고 평가받는 것은 고무적이다. 동백통 홍보에도 이를 유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바란다. 공공배달앱의 운영비는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하기에 지속가능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동백통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시가 계획한 내년까지 전통시장(20개 시장, 500개 점포 이상), 음식점(5000개 점포 이상), 중소기업(200개 업체, 1000개 제품 이상) 가맹점을 확보하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 상공인과 지역민 모두에게 환영받는 동백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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