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치매 할머니, 갈비뼈 골절"…노인센터 집단폭행 경찰 수사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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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캡처 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캡처

한 노인보호센터에서 치매를 앓는 노인이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찰은 경북 김천에 위치한 보호센터 관계자 5명을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할머니께서 주간보호센터 집단폭행을 당하셨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의 외할머니가 지난해 12월 29일 보호센터 원장을 포함한 직원 3명으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80대에 치매 4급, 체중 42㎏ 정도로 힘없고 왜소한 할머니를 보호센터 원장과 요양보호사 등 3명이 방안에 가둬 놓고 집단으로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할머니가 지난해 12월 9일부터 다니는 주간보호센터 원장이 29일 '할머니가 난동을 부린다'고 전화했다"며 "이모가 시설에 찾아가니 '할머니는 치료하러 병원에 갔는데, 직원이 할머니한테 뺨을 맞았다'고 해 난동을 부린 줄로만 알고 사과했다"고 했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자세히 살펴본 할머니의 얼굴과 팔은 멍으로 가득했다고 했다. A씨는 "바로 병원으로 가 CT(컴퓨터단층촬영)와 엑스레이 검사를 받은 결과 우측 갈비뼈 3개가 골절되는 등 6주 진단을 받았다. 병원 측에서 입원을 제안했지만 여건이 어려워 경찰 신고만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A씨는 "다음날 할머니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아 결국 입원했다"며 "이날 오후 병원으로 경찰이 찾아왔고 CCTV 영상에서 폭행 혐의를 발견했으니 조서를 쓰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서를 작성하고 경찰이 입수한 보호센터 CCTV 화면을 보니 뺨을 맞았다는 직원 진술과는 다르게 영상 속 할머니는 원장을 포함한 직원 3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영상에서 직원들이 여러 번 할머니 머리채를 잡고 끌고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할머니를 깔고 앉아 제압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은 할머니를 발로 차고 지속해서 손찌검했다"고 주장했다.

또 "마스크로 할머니 눈을 가리고 원장은 담요로 얼굴을 덮어버린 채 한참 동안 무릎으로 머리를 누르고 있었다"며 "손찌검은 계속되었고 한참이 지난 후 손에 피가 묻어나자 때리는 것을 그만두고 이모에게 연락한 원장은 오히려 할머니가 난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렸다"고 덧붙였다.

A씨가 피해 사진과 함께 공개한 의료기관 진단서에 따르면 할머니는 다발성 늑골골절과 흉부 타박상 등으로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할머니는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여전히 입원 중"이라며 "입원 중인 할머니는 주무시다가도 깜짝깜짝 놀라며 깨신다. 가족 또한 끔찍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여전히 빈번하게 일어나는 노인학대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이번 사건의 가해자 또한 엄벌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며 "더는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향한 가혹 행위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을 접수하고 CCTV를 확인해 노인보호센터 원장 등 5명을 입건했다"며 "상습폭행 여부와 다른 피해 사실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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