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받은 학생, 재능 꽃피우는 모습 볼 때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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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준 동명대 시각디자인학과장

“가정형편 때문에 힘들어하던 학생이 장학금을 받은 후 재능을 꽃피우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동명대 정원준(시각디자인학과) 교수는 2012년부터 교수로 구성된 동명대 TU장학회 회장을 맡아 제자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정 회장은 “2001년 모든 대학의 기본시수가 기존 10학점에서 9학점으로 변경되면서 초과 시수 1학점 강의료를 매월 장학금으로 기부하자는 여론이 있어 출발하게 됐다”며 “이렇게 하는 장학회는 전국 어느 대학에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정 교수를 비롯해 10여 명의 교수가 참여했고, 가정형편과 학점을 고려해 7명을 선발해 장학금을 수여했다.

TU장학회장 맡아 제자 사랑 실천
교수 강의료 일부 모아 130명에 기부
다양한 수익 사업 통해 장학회 키울 것

정 회장은 “교수의 월급에서 일부분을 떼어 십시일반으로 장학금을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고, 이를 받는 학생도 이 사실을 알고 학업에 더욱 매진해 참여 교수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2001년 디자인 재능이 있는 한 학생은 장학금을 받은 후 일본으로 유학을 가 석사학위를 마치고 국내 디자인회사에서 중견 디자이너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화로 ‘그때 장학금을 받은 게 가장 기억에 남고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정말 따뜻했습니다.”

정 회장은 “당시에는 장학금 제도가 별로 없어 감동이 남달랐다”며 “2001년부터 2008년까지 50여 명에게 1억 7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이런 좋은 취지가 알려지면서 교수들도 십시일반 기탁하고, 회원으로 참여했다.

정 회장은 “2009년부터 기부금 연말정산을 위해 장학기금을 대학에서 관리하는 형태로 변경했다”며 “이때부터 대학재정지원사업으로 장학금을 많이 줄 때는 기금을 축적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15명의 장학생에게 4000만 원을 지급했고, 오는 4월 신입생에게 장학금 5000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최대 130명까지 교수 회원이 늘었지만, 지금은 퇴직 등으로 106명이 참여해 130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며 “아름다운 동행을 해준 교수 회원이 있어 TU장학회가 빛이 난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정말로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항상 하고 있다”며 “설립 목적에 부합된 장학생을 선발하는 게 항상 힘들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회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5년부터는 2학기만 회비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 디자인전시회를 개최해 작품을 팔아 금액의 일부를 장학금으로 하는 등 장학기금 확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아 장학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자를 위해 아름다운 생각을 가진 교수들이 모여 만든 장학회가 계속 발전했으면 합니다.”

1962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정 회장은 일본 국립규슈예술공과대학에서 예술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 동명대 교수로 부임, 현재 시각디자인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다. 임원철 선임기자 wc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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