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수술 로봇, 절삭 범위 1mm만 벗어나도 ‘동작 멈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에게 겨울은 힘겨운 인고의 시간이다. 무릎 또는 어깨 관절염이 있거나 척추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은 여름보다 겨울에 통증이 심해진다. 날씨가 추워지면 관절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수축되고 관절 속의 관절액도 굳어 평소보다 염증과 부종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름에는 진통제 없이도 잘 견디던 환자가 겨울이 되면 증세가 심해져 약물치료로 해결이 안될 때가 많다.

부산 본병원 ‘큐비스 조인트’ 도입
3D·CT 영상 토대 사전 시뮬레이션

당초 계획대로 뼈 정밀하게 잘라내
연부 조직 평가 후 인공관절 삽입
안정성·정확성 높고 회복도 빨라

■무릎 관절염의 단계별 증상과 치료

관절염 초기 단계에는 운동을 조금 무리하게 했다 싶으면 부종과 압통이 반복된다. 특히 춥거나 습기가 많은 날씨에는 관절운동도 제한을 많이 받는다.

중기 단계에는 관절에 통증이 극심해지고 힘이 들어가지 않으며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힘든 상태가 된다. 말기 단계에는 무릎이 심하게 휘어져 변형이 유발되고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통증을 줄이기 어려운 상태에 이른다.

관절염은 각 단계별로 치료도 다르다. 초기 단계에서는 운동, 물리 요법,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인 치료가 이뤄진다.

중기 단계에는 환자 상태에 따라 관절 내시경술, 자가연골이식술과 같은 다양한 수술 치료가 이뤄진다. 말기 단계는 이미 연골이 닳아 없어진 상태로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부산 본병원 한현민 원장은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 수술 로봇의 도입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의사의 임상경험과 로봇의 정밀도가 결합돼 환자 만족도가 아주 높다. 최초의 국산 인공관절 수술 로봇인 ‘큐비스 조인트’는 수술의 정확도와 안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일반 수술과 로봇 수술의 차이

인공관절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중심축을 맞추는 것이다. 고관절부터 무릎 관절, 발목의 중심을 잇는 축이 정확하게 일직선이 되어야 한다.

일반 수술의 경우 집도의가 여러가지 도구를 이용해서 중심축을 비롯해 입체적으로 정렬을 맞추지만 어느 정도 오차가 발생한다. 그 오차를 최소화하는 역할이 수술로봇이다. 컴퓨터가 뼈의 모양을 확인하고 계산된 수치를 기반으로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일반 수술은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수술결과에 편차가 있을 수 있으나 로봇 수술의 경우 수술 결과가 상향 평준화 된다. 높은 숙련도를 가진 전문의일수록 로봇과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된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일반 수술과 달리 골수강 내 구멍을 뚫지 않아 세균 감염 우려도 적고 출혈량이 적다. 출혈이 적을수록 통증도 적고 회복이 빠르다.

흔히 로봇 수술이라고 하면 로봇이 알아서 혼자 집도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불안해 하는 환자들이 가끔 있다. 로봇 수술이라고 표현하지만 로봇은 보조 역할을 할 뿐이다.

임상경험이 많은 전문의가 환자마다 다른 무릎 관절의 모양과 상태를 파악하여 수술 계획을 수립한 후 수술실에서 집도를 한다. 이 과정에서 로봇은 수술 계획을 기반으로 정확하게 뼈를 절삭하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수술 중간에 변화가 생기면 해당 정보가 의사에게 바로 전달된다. 로봇으로부터 실시간으로 정보를 받기 때문에 수술 중간에 계획을 수정할 수 있어 성공률도 높아진다.



■큐비스 조인트 로봇 수술 장점

로봇 수술은 숙련된 집도의가 3D 기반의 CT 영상을 토대로 사전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환자마다 제각기 다른 뼈 모양을 정밀 분석하고 인공관절이 적합한 위치와 방향으로 환자 무릎에 삽입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작업이다.

수술방에서 인공관절 수술 로봇 ‘큐비스 조인트’는 당초 계획한대로 자동으로 뼈를 정밀하게 잘라낸다. 이후 연부 조직 및 관절 균형을 평가한 후에 인공관절을 정확하게 삽입한다.

부산 본병원 한현민 원장은 “사람이 직접 뼈를 자르지 않기 때문에 손떨림 등을 배제할 수 있어 안정성과 정확도가 높다. 큐비스 조인트는 수술 중 환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절삭 범위가 계획에서 1mm만 벗어나도 작동이 멈춘다”고 말했다.

수술의 정확성이 높아 빠른 회복이 가능짐에 따라 고령자도 수술의 부담이 적다. 고령자나 만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 수술 후 감염이나 합병증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하지만 인공관절 로봇 수술은 정상 연부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출혈량을 줄여 수혈로 인한 각종 합병증과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출혈이 감소하면 통증 감소는 물론 회복 속도도 빨라진다.

일반 인공관절 수술과 동일하게 재활치료를 꾸준하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 퇴원 후에 재활치료를 소홀히 하게 되면 무릎 주변 근육이 경직돼 움직임이 유연하지 않을 수 있다. 또 수술 후에는 매년 1회씩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