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로 단일화’ 우위… 보수층 전략적 선택일까, 진보층 역선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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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10일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평가 속에서 점점 세력을 키워가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안풍’(安風)의 정체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범야권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진보 지지층을 기반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압도하는데, 이것이 진정한 지지인지, ‘역선택’인지를 둘러싸고 해석이 엇갈리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권교체를 위한 보수층의 전략적 이동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석열에 실망감’으로 표심 변화
‘반이재명파’ 실제 지지 가능성도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304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월 1주 차 주간집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1.8%포인트(P))에 따르면,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지지도 조사에서 안 후보가 35.9%로 윤 후보(32.5%)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세부적으로 안 후보는 진보층에서 윤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서고 있었다. 자신의 이념 성향을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35.6%가 안 후보를 택한 반면 윤 후보는 17.0%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40.5%, 정의당 지지층 34.1%가 안 후보를 택한 데 반해 9.5%, 24.2%만이 윤 후보를 골랐다.

이 같은 경향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야권 단일 후보로 적합한 인물을 물었더니 안 후보 37.3%, 윤 후보 35.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에서도 안 후보는 진보층 41.7%, 민주당 지지층 43.2%, 정의당 지지층 50.7% 등의 선택을 받으며 윤 후보(진보층 15.4%, 민주당 13.3%, 정의당 11.2%)를 따돌렸다.

이 때문에 본선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여권 지지층이 전략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안 후보를 택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대체로 국민의힘 쪽 해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수치로 확인되듯이 야권 단일화 국면에서 안 후보를 선택한 이들 다수가 진보층 아니냐”면서 “다자 구도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10% 내외에 그치는 상황에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반면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진보층에서 실제로 안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조사에 역선택이 일부 포함됐을 수 있지만 민주당 지지층 내 ‘반이재명파’가 비호감도가 높은 윤 후보보다는 안 후보에게 표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폴리컴 박동원 대표는 “이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손을 맞잡기는 했지만 지지층 내부에선 여전히 화학적 결합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민주당 내 이 후보에 대한 강한 비토 의지를 가진 일부 지지층이 실제로 투표장에서 안 후보를 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정권 교체를 갈망하는 보수 지지층이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 논란과 잇단 설화에 실망해 안 후보로 이동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7~8일 서던포스트·CBS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이 후보를 상대로 안 후보가 윤 후보보다 높은 경쟁력을 보였다. 여기서 안 후보가 보수 야권 단일후보가 될 경우의 다자 대결에서 윤 후보를 택한 응답자의 69.3%가 안 후보 지지로 이동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안 후보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야권후보 단일화 관련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가 앞서는 데 대해 “정권 교체를 바라는 지지층에서는 그 수치가 좀 다르게 나온다고 인지한다”며 “우리 후보가 하강 국면에서 이뤄진 조사라 우리 후보가 상승하면 그 수치는 변할 것이라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60일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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