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아이 vs 부산은행, 첫 장기운영권 놓고 ‘동백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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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전 2.0, 과연 누구의 품에 안길까.”

부산시가 앞으로 3년간 동백전의 운전대를 잡을 운영대행사를 찾아나선다. 부산시는 지난 11일 지역화폐 운영대행 용역 입찰과 관련해 사전규격공개를 실시했다. 본격적인 일반경챙입찰에 앞서 제안서를 낼 업체에 용역과 관련된 세부 사항을 알리는 절차다.

이번 입찰에 관심이 쏠리는 건 출범 3년 차를 맞은 동백전의 첫 장기운영 사업자를 가리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동백전은 운영 첫해부터 대행사였던 kt의 고액 수수료 논란, 캐시백 중단 사태 등 갖은 홍역을 치렀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2년간의 운영을 마치고 올해부터 ‘동백전 2.0’을 표방하고 나섰다. 지역화폐의 역할을 단순히 캐시백을 미끼로 한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한정 짓지 않겠다는 의미다.

부산시는 “입찰 과정에서 기본이 되는 플랫폼 운영 역량 외에도 부산을 잘 이해하고 있는가, 부산의 미래를 위해 어떤 배려를 해 줄 수 있는가, 구·군 지역화폐와의 중층 구조까지 잘 이해하고 있는가 등을 폭넓게 들여다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달 입찰 공고를 마치면 부산시는 내달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를 고른다. 그 후 세부 협상에 들어가 4월부터 신규 사업자가 동백전 2.0의 운전대를 잡게 된다.


동백전 3년 운영대행사 입찰 예정
코나아이, 지역화폐 기술·경험 풍부
우수 플랫폼, 되레 발목 잡을 수도
부산은행, 막강한 금융 인프라 보유
지역화폐 운영 경험 없는 것 단점


■코나아이 “안정적인 운영이 경쟁력”

현재 장기 운영대행사에 도전장을 내민 건 안정적인 플랫폼 운영 능력을 과시한 코나아이와 지역 금융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역화폐 진출을 노리는 부산은행이다.

2019년 말 첫선을 보인 동백전은 운영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지역 상품몰인 ‘동백몰’ 오픈에 이어 ‘동백택시’까지 부가 서비스를 잇달아 성공적으로 론칭시켰다. 현재 가입자만 88만 명에 이른다.

서비스 초반 파행을 거듭하던 동백전이 안정화된 건 후발 사업자로 참여한 코나아이의 공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만큼 코나아이는 지역화폐와 관련한 기술과 경험이 압도적이다. 지류형으로 발급되어 인쇄비와 유통비 같은 부대비용이 발생하던 지역화폐 사업에 처음으로 충전식 선불카드를 도입한 것도 코나아이다.

코나아이는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국 지자체 60곳의 지역화폐를 관리하고 있다. 11일에는 경기도 지역화폐 운영대행사로 재선정되기도 했다.

다만, 그 우수한 플랫폼이 되레 코나아이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부산시는 이달 자체 제작한 공공배달 플랫폼인 동백통의 전면 시행에 들어가는 등 시정 관련 플랫폼 운영에서 사업자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나아이는 “2021년 운영대행을 맡은 후 동백전의 안정화와 확장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다”며 “부산 시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착한 플랫폼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각오를 다지고 이번 입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은행 “지역화폐는 지역은행에서”

부산은행은 지난 2년간 동백전의 판매대행점과 발급사 역할을 수행해 왔다. 부산시 블록체인 특구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한 부산은행은 이참에 본격적인 지역화폐 진출을 노린다.

그러나 실질적인 지역화폐 플랫폼 운영 경험이 없는 건 확실한 마이너스 요인이다. 2020년 당시 kt의 부실한 운영으로 100억 원대의 고액 수수료를 지출하고도 함께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부산시로서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그러나 부산은행은 반백 년 부산에 꾸려 놓은 금융 인프라에 자신한다. 현재 226개 영업점과 1344대의 자동화기기를 가동 중인 부산은행이다.

동백전은 타 시·도 지역화폐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령 이용자가 많다. 부산은행은 금융 인프라를 활용해 이들 디지털 소외계층까지 포용하는 생활밀착형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실제로 이를 위해 오프라인 지점 등을 활용해 동백전 전담창구와 전문화된 TM조직 신설 등을 제안할 방침이다.

부산은행은 “부산의 자본을 집대성해 부산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창립된 부산의 대표 금융기관이 부산은행”이라며 “운영대행사로 선정되면 사회적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수익이 아닌 시민의 편의성과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해서 동백전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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