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가 해저 화산 분출… 일본 열도 덮친 ‘쓰나미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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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통가 인근에서 발생한 해저화산 분출 영향으로 일본을 비롯한 환태평양 국가들에 쓰나미(해일) 비상이 걸렸다. 캐나다, 미국, 에콰도르, 칠레 등 태평양에 접한 국가와 호주 동부까지 광범위한 영역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돼 해변이 폐쇄됐다. 일본에서는 5년여 만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돼 8개 현, 23만 명의 주민에게 대피 지시가 내려졌다.

일본 기상청은 오키나와와 규슈섬 사이에 있는 아마미 군도와 도카라 열도 일대, 이와테현에 최대 3m의 쓰나미가 몰려올 수 있다며 16일 오전 0시 15분부터 순차적으로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이어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태평양에 접한 나머지 연안 지역에도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했다. 쓰나미 경보와 주의보는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모두 해제됐다. 이날 오후 2시 15분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상청 지진화산부 쓰카다 신야 지진해일감시과장은 “조위 변화가 더 커질 가능성은 작아지고 있다”며 특보 해제 이유를 밝혔다.

5년 만에 쓰나미 경보 발령
8개 현 23만 명 주민 긴급 대피
인공위성에서도 분화 관측
뉴질랜드에선 요트 파손 피해도

일본 공영방송 NHK 보도에 의하면 16일 정오 무렵까지 관측된 쓰나미는 아마미시 고미나토가 1.2m로 가장 높았고 이와테현 구지항에서 1.1m를 기록했다. 또 전국 각지에서 1m 미만의 해수면 변화가 관측됐다. 시코쿠섬의 고치현 무로토시 항구에서는 소형 선박 몇 척이 뒤집어지거나 균형을 잃고 물에 가라앉았다.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지만 주민 대다수가 대피소에서 불안한 밤을 보내야 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에서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것은 2016년 11월 후쿠시마현 앞바다에 규모 7.4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이후 5년여 만이다. 일본에서는 1960년 발생한 칠레 지진 영향으로 약 하루 뒤 1∼4m 높이의 쓰나미가 도달해 140여 명이 희생된 적이 있다.

이날 미국에서도 서부 해안을 중심으로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AP 통신과 CNN 방송 등에 의하면 국립기상청은 1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 알래스카주에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 기상청은 쓰나미의 높이가 최대 60㎝에 이를 것이며 강한 이안류(역파도)가 형성되고 해변이 범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이날 캘리포니아주 남부 전역의 해변과 부두는 폐쇄됐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도 쓰나미 경보와 함께 해변 접근 금지령을 내렸다. 또 에콰도르 해군 해양학 연구소는 갈라파고스 제도의 가장 큰 섬인 푸에르토아요라에 쓰나미 경보를 내렸고 칠레 국가재난실은 15일(현지시간) 일부 해안에 쓰나미가 예상된다며 주민들에게 피신을 경고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호주 기상청도 뉴사우스웨일스주, 퀸즐랜드주, 태즈메이니아주, 빅토리아주 등 동부 지역에 해상 위험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뉴질랜드에서도 동부 지역 마리나에 정박 중인 요트가 쓰나미의 충격으로 파손된 사례가 현지 언론에 보도됐다. 호주 동쪽 남태평양 제도의 미국령 아메리칸 사모아에도 한때 쓰나미 경보가 내려져 해안가 주민들이 고지대로 대피하는 등 이날 태평양 주변 대부분 국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한편,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 바다에서는 한국시간 15일 오후 1시 10분께 해저화산이 분화했다. 폭발은 우주에서 인공위성으로도 관측될 만큼 컸으며, 1만km 떨어진 미국 알래스카에서도 화산 활동 소리가 들릴 정도로 대규모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분화로 인한 쓰나미 위협은 하루 만에 일단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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