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도 모자라 수소발전소까지…” 감천동 주민, 불만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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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화력발전소를 시작으로 60년 이상 ‘도심 속 발전소’가 운영된 부산 사하구 감천동 일대에 한국남부발전이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추가로 설치하려 하자 지역 주민들이 반발한다. 주민들은 신규 발전소로 환경 피해가 더 심해지고 ‘낙후’ 지역이라는 이미지도 굳어질 것을 우려하면서 관련 대책을 요구한다.

한국남부발전은 사하구 감천동 일대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설치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남부발전 측은 오는 3월부터 12월까지 사업비 약 942억 원을 들여 1만㎡ 규모(설비용량 15MW)의 발전소를 건설해 약 20년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2020년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의 일환으로 시행된다.

남부발전, 3월부터 건설 추진
18일 주민설명회 앞두고 시끌
지역민들, 추가 환경 피해 우려
기업 등 관련 인프라 유치 통해
낙후 이미지 개선 대책도 촉구

남부발전의 이 같은 발전소 건립 계획이 알려지자 사하구 감천동, 구평동 등 인근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주민 반발로 지난해 12월부터 예정됐던 발전소 건설 기간이 미뤄지기도 했다.

주민들은 지금까지도 인근 발전소 때문에 철 산화물 가루가 쏟아지는 등 피해를 봤는데, 발전소가 추가로 설치되면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걱정한다.

사하구 감천동에 거주하는 주민 정 모(55) 씨는 “남부발전은 그동안 발전소가 친환경적이라는 말만 되풀이해왔지만 실제 감천동 주민들은 발전소에서 나오는 철가루나 먼지 등으로 피해를 받고 살아왔다”면서 “LNG발전소도 모자라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설치되면 이러한 피해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항의했다.

지역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추가 발전소 설치가 불가피하다면 남부발전 측이 지역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대학, 기업, 기관 등 관련 인프라를 추가로 유치해 달라고 요구한다.

박종호 구평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사하구 일대는 60년가량 운영된 발전소 탓에 낙후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어 지역 이미지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면서 “꼭 발전소를 설치해야 한다면 발전소만 덜렁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전남 나주에 추진되는 한국에너지공대와 같이 발전소와 관련된 기관이나 기업 등도 유치하는 식으로 지역 이미지를 개선할 방안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남부발전 측은 지역 주민과 충분한 논의를 진행한 후에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8일에는 주민자치위원장 등이 참여하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오는 21일에는 강서구 명지동에 설치된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견학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남부발전 연료전지사업부 관계자는 “주민들이 충분히 불만을 토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예정된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을 만한 지역 사업을 고민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964년 감천동 일대에 건립된 부산화력발전소는 대기오염 등 민원으로 2004년부터 1800MW 규모의 LNG 발전소(부산복합화력발전소)로 변경돼 운영된다. 이후에도 2016년 발전소 굴뚝에서 철 산화물 가루가 터져 나오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주민들은 여전히 안전을 우려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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