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인 줄 알았는데… 부산발 컨 해상 운송료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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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신항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이후 꺾일 듯 보였던 컨테이너 화물운임이 연말을 지나 연초에도 급등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렸던 소비수요가 이어지는데 화물을 운송할 컨테이너 선박은 모자라고 미국이나 유럽 등 항만 인프라는 노후화돼 운임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부산항에서 미국 서부로 가는 수출 컨테이너 운임은 코로나가 오기 전인 2020년 1월에 40피트 당 302만 원하던 것이 지난해 12월엔 1595만 원으로 급등했다. 중견·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이 가격에는 도저히 수출할 수가 없다며 울상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서부행 운임
40피트당 1595만 원으로 급등
서부행 270·동부행 257% 상승
수요 증가·선박 부족이 주원인

17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1년 12월 수출 컨테이너 운임’에 따르면 12월 기준 우리나라에서 미국 서부로 가는 해상 수출 컨테이너의 2TEU(40피트짜리 컨테이너)당 평균 신고운임은 1595만 6000원이었다. 1년 전보다 270%가 올랐다. 2020년 1월 302만 3000원, 2020년 12월 430만 8000원에서 지난해 9월에 1000만 원을 훌쩍 넘더니 12월엔 1600만 원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또 미국 동부로 가는 운임은 1년 전보다 256.8% 오른 1396만 7000원, 유럽연합(EU)으로 가는 운임은 279.6% 오른 1014만 2000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12월에 연말 운송량이 집중되면서 불과 한달 만에 미국 서부행은 33.8%가 오르고 미국 동부행도 34.2%가 상승했다. 전례없는 일이다. 미국의 대형 항구인 LA·롱비치항에서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물류가 대거 정체돼 있다.

이와 함께 중국으로 가는 컨테이너는 113만 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25.0% 올랐고, 일본행은 94만 3000원으로 19.6% 상승했으며 베트남행은 191만 5000원으로 97.3% 올랐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수출입 컨테이너 운송통계를 중국에서 제공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관세청이 통계를 개발해 지난해 10월부터 지수를 공표하고 있다. 우리 기업이 수출할 때 관세청에 제출한 수출신고서상 운임을 항로별로 평균한 값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지난 7일 기준 전주 대비 62.94포인트 오른 5109.6포인트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또 경신했다. 특히 미국 동부와 서부 운임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미국 동부는 40피트 컨테이너당 1만 1833달러였으며 미국 서부 노선도 7994달러에 달했다. 이 운임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갈 때 적용하는 운임이다. 해상운임은 당분간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공시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29%, 22.2% 인상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이 연초와 비교해 말도 안되는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이 있었다”며 “TV 제품의 경우 비용 증가로 인해 유통 채널의 프로모션이 줄었고 그 결과 TV 평균 판매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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