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 식사’ 허용했지만 여전히 적막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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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두기 완화 후 식당 풍경은…

“사적모임 인원은 6인으로 늘었지만, 시간 제한 그대로면 달라지는 것도 없어요.”

17일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박 모(52)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부터 사적모임 허용 인원이 4명에서 6명으로 완화됐지만, 박 씨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점심시간 6명이 함께 찾는 손님도 있었지만 하루 평균 손님 수에는 변화가 없었다. 박 씨는 “매출에 중요한 것은 저녁 장사인데, 오후 9시 제한이 걸리면서 퇴근한 사람들이 ‘시간이 촉박하다’며 아예 식당을 찾질 않는다”고 말했다.

17일부터 3주간 사적 모임 완화
오후 9시 시간 제한은 그대로
자영업자 “달라지는 것 없어”

이날부터 정부는 설 연휴를 포함한 3주 동안 사적모임 가능 인원을 기존 4명에서 6명으로 늘리고, 18일부터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도서관 등의 시설에 방역 패스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기존 방역 패스 적용시설 17개 시설에서 백화점, 마트, 독서실, 스터디카페, 학원 등 6개 시설에서 방역 패스가 해제될 예정이다.

설 연휴 ‘반짝 대목’에 기대하던 자영업자들은 ‘오후 9시 영업’ 유지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만 방역 패스를 해제한다는 결정에는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수영구 남천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40) 씨도 “설을 앞두고 거리 두기 조정안을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박 씨는 “저녁 장사가 술장사로 대목인데, 오후 9시 영업으로 제한하니 사람들도 조급해져 마음 놓고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사적 모임 인원 조정에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일상 회복은 멀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구 대연동의 한 식당은 6인씩 앉을 수 있도록 테이블 여럿을 미리 붙여놓았다. 이곳에서 만난 회사원 최 모(38) 씨는 “6인으로 인원 제한이 풀린다고 해 미뤘던 저녁 약속을 잡았다”면서도 “예전 모임 기분을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형평성 문제도 불거졌다. 해운대구 재송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차 모(34) 씨는 “사람이 몰리는 백화점은 방역 패스를 해제하고, 일손이 달리는 소규모 가게에선 방역 패스를 유지한다는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평 남짓한 차 씨의 카페는 방역 패스가 시행되면서부터 까다로운 확인 절차로 인해 점심시간이면 인산인해가 되기 일쑤다. 혼자 카페를 운영하는 차 씨가 주문과 방역 패스 확인을 동시에 하다 보면 놓치는 손님도 많다. 차 씨는 “가뜩이나 손님이 줄었는데 줄이 길어 뜨는 손님을 볼 때마다 심란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변은샘 기자 iam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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