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구청장도 ‘중대재해법’ 대상… 지자체, 대응책 마련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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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27일 시행

한 주 앞으로 다가온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부산시와 16개 구·군도 안전관리 체계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지자체 내 전담조직 신설, 관리 대상 시설물 점검, 전문가 채용 등 중대재해처벌법 대비 태세를 취하는 모습이다.

18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부산시와 16개 구·군은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앞서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팀을 신설하고, 관련 전문가를 채용하거나 위촉하고 있다.

발주 현장·공중시설 사고 땐 처벌
부산시, 산업재해예방TF 편성
연제구·금정구·기장군 등
앞다퉈 보건관리자 채용·위탁
공중시설 안전 점검도 병행

중대재해처벌법은 민간뿐 아니라 공공 부문에도 적용돼, 지자체가 발주한 공사나 사업장(중대산업재해), 관리 책임이 있는 공중이용시설 등(중대시민재해)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지자체장 또는 공공기관장이 법 적용을 받게 된다.

부산시는 이달 초 안전문화팀에 직원 1명을 충원해 중대시민재해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시민안전팀으로 개편했고, 민생노동정책관실 산하 인권노동정책담당관 아래에 산업재해예방TF팀을 편성했다.

일선 구·군도 중대재해처벌법 전담 팀을 꾸리고 있다. 연제구청은 중대재해대응TF팀을, 동래구청은 산업재해예방팀, 사하구청은 재해안전계를 신설했다. 중구청은 중대재해예방TF팀을 꾸려 운영하다 올해 상반기 안으로 중대재해예방계를 신설해 인원을 확충한다. 다른 지자체도 전담 팀을 구성하기로 확정하고 업무 계획과 팀 명칭 등을 정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 현장이나 관리하는 시설물에서 최근 발생한 사망·부상 사고 중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을 받을 것으로 간주되는 사건도 집계하고 있다. 부산시가 발주처인 사업장에서 최근 3년간 중대산업재해로 사망한 이들은 총 6명으로 추산된다.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하는 건수는 대상 시설물 범위를 정리하는 작업을 끝낸 뒤 추산될 전망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전문 안전관리자와 보건관리자 배치가 의무화된다. 기장군청은 안전·보건관리자를 이미 채용했고, 금정구청과 연제구청은 이들을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채용 예산이 부족한 지자체는 고용노동부가 지정한 안전보건관리전문업체를 통해 관리자를 위탁한다.

부산 시내 공중이용시설 3400여 곳에 대한 안전 점검도 이뤄질 전망이다. 시에 따르면 시, 구·군, 시 산하 출자출연기관 등이 관리하는 공중이용시설은 총 4300여 곳으로, 이 중 민간이 관리하는 곳은 2964곳으로 추산된다. 공중이용시설에는 교량, 터널, 항만, 댐, 16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3만㎡ 이상 건축물, 연면적 5000㎡ 이상 문화·집회시설, 하천, 옹벽과 절토사면 등이 있다.

전체 공중이용시설의 절반 이상이 민간 관리 시설이라, 안전 관리가 사실상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부산시 안전정책과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은 특정 시설에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고 해서 처벌하는 게 아니라, 그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처벌하도록 규정하기 때문에 모든 책임자들이 의무를 다하게끔 하는 법이다”며 “지자체도 관리에 노력을 다해야 하지만, 민간에서도 의무를 다 할 수 있도록 캠페인 등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시장, 구청장, 군수를 포함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는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보건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아 노동자나 이용자를 사망이나 부상에 이르게 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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