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용’ 되살아난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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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면 가야진 용신제 설화 배경
양산시립박물관 미디어아트 제작

가야진사 안에 모셔진 삼룡도. 김태권 기자 가야진사 안에 모셔진 삼룡도. 김태권 기자

수천 년 전부터 낙동강에 살던 3마리 용의 전설이 깃든 경남 양산시 원동면 용당리 ‘가야진사’가 실감형 콘텐츠로 완벽히 되살아난다.

양산시는 연말까지 4억 5000만 원을 들여 양산시립박물관에 몰입형 입체영상관과 황산강(현 낙동강) 가야진을 상징적 공간으로 한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미디어아트 콘텐츠 제작을 추진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제목은 ‘천신과 용신께 고하다. 황산강 가야진’이다.

이 작품은 벽면이나 바닥, 기둥 등 모든 면을 영상으로 채우는 ‘프로젝션 맵핑기술’과 관람객이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인터랙티브 기술’을 적용, 방문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10분 정도 분량의 작품에는 가야진 용신제의 배경 설화인 3마리 용을 비롯해 고대 신라와 가야의 전투 모습이 실감 나게 재현된다.

사당 건립 과정과 제의 모습도 연출된다. 지난해 가야진사에서 사용했던 제기가 생산된 곳으로 확인된 동면 가산리 가마터의 모습과 납품 과정도 담긴다.


양산시 원동면 용당리 가야진사 앞에 세워진 용형상. 형상 뒤에는 낙동강이 흐르고 있다. 김태권 기자 양산시 원동면 용당리 가야진사 앞에 세워진 용형상. 형상 뒤에는 낙동강이 흐르고 있다. 김태권 기자

황산강의 범람으로 사당이 붕괴되고 모래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과 현재의 시점에서 가야진사의 제의공간, 출토 제기의 발굴 과정도 소개된다. 끝으로 화합과 소통의 장으로 승화된 오늘날 가야진 용신제의 모습도 전달된다.

특히 용이나 전투 장면 등 모든 영상은 관람객이 터치하면 3D 입체영상으로 움직여 실제처럼 체감할 수 있도록 제작된다.

양산시는 실감형 콘텐츠를 제대로 볼 수 있도록 시립박물관 내 기증실도 입체영상관으로 리모델링한다.

시는 원활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스마트박물관·미술관 기반조성사업’ 공모에 신청했다. 이 사업은 전국에 건립돼 운영 중인 350여 곳의 공립 박물관과 미술관이 대상이다. 공모 사업에 선정되면 사업비의 50%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으며, 선정 결과는 이르면 내달 중에 나온다.

시는 공모에 선정되면 2차 추가경정예산에서 나머지 예산을 확보한 뒤 10월까지 영상 제작을 완료할 계획이다.

양산시립박물관 관계자는 “공모에 선정되면 4차 산업기술을 활용해 지역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문화 콘텐츠를 개발해 시민들에게 역동적 전시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인터랙티브 프로젝트 맵핑기술을 이용해 제작된 실감형 콘텐츠는 관람객이 영상을 터치했을 때 해당 영상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야진 용신제는 삼국 시대부터 조선 시대 말까지 지낸 국가 제례의식으로 ‘용신’에게 뱃길의 안전과 국가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던 행사다. 일제 강점기 때 홍수로 제단이 휩쓸리고 제례가 금지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국가가 아닌 원동 주민들에 의해 그 맥이 이어져 오고 있다.

용신제는 과거 흥해(동), 공주(서), 가야진(남), 한강(북) 등 4대 강 유역에서 치러졌으나 현재 가야진 용신제만 남아 있다. 가야진 용신제는 가야진사에서 해마다 민속놀이와 제의가 결합된 독톡한 양식으로 치르고 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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