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톡톡] 치주병, ‘조직·골 유도재생술’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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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아이센텀동물메디컬센터 원장

공기가 차가워지던 지난 늦가을 오후, 치과 진료 시간에 있었던 일이다. 딱 10살 된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가 치과진료 상담을 위해 내원했다. 구강 상태를 확인하니 심한 치석으로 치은염뿐만 아니라 중증의 치주병이 발생해 치주 인대와 치조골이 손상을 받아 이빨이 흔들리고 피도 많이 나고 입 냄새도 심하게 나고 있었다. 상태가 이렇다 보니 이빨 몇 개는 이미 빠져 버린 상태로 고통받고 있었다. 보호자에게 현재 구강상태에 대해 알려주니, 개는 나이가 들면 이빨이 저절로 빠지는 것이 아니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나이가 들었다고 치아가 저절로 빠지는 일은 없다. 치아가 빠지는 것은 치아를 턱뼈와 같이 잡아주는 여러 조직들의 염증 등으로 손상받아 회복이 불가능할 때 일어난다. 이것을 치과에서는 치주병이라고 말하는데 치료를 해야 치아를 튼튼하고 오랫동안 빠지지 않고 쓸 수 있게 된다. 흔히 알고 있는 스케일링이라고 불리는 치석제거 만으로는 치주병을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치주병을 치료할 수 있는 동물병원에서 전문적이고 세심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치아 중에서 눈에 보이는 부분을 치관부라고 하고 이곳에 주로 치태와 치석이 붙어서 잇몸 염증인 치은염을 일으킨다. 치관부와 연결된 아랫부분을 치주라고 하며 치관에 연결된 치경부와 턱뼈에 단단히 박히는 부분인 치근부로 구성된다. 이러한 치주를 둘러싸고 턱뼈와 부착시켜주는 부분을 치주인대라고 하며 치주병이 생기면 이 치주 인대부분이 공격받아 이빨과 턱 사이의 지지력을 잃어 이빨이 흔들리게 된다.

그렇다면 이 치주병은 어떤 방법으로 치료하게 될까? 일반적으로는 잇몸으로 덮인 숨겨진 치주 조직에 붙은 염증 물질과 치석 등을 치과 기구를 통해 제거하는 방법으로 치료하게 된다. 하지만 치근단에 가까운 치주조직에 붙은 염증과 치석은 이 방법 만으로는 완벽하게 치료되지 않는다. 따라서 ‘조직유도재생술’ 또는 ‘골유도재생술’ 등을 통해 녹아내린 치아와 턱뼈 구조를 되살리는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단순 잇몸 치료로는 손상받은 치아나 인대, 뼈조직에 재생을 원하는 세포들이 적절히 재배치되는 것에 한계가 있지만 이런 유도 재생술은 수복이 필요한 부분에 원하는 세포나 조직들이 재생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와 기술을 통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사람들이 흔히 치과에서 임플란트를 하기 위해서 발치 후 뼈를 채워 넣고 분리막 등으로 보호하여 재생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반려동물 치과에서도 이제 더 이상 치아가 빠지는 것을 노화의 단계가 아닌 질병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반려동물 치아를 건강하고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스케일링 만이 치과 치료의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었고 이빨을 살리기 위한 치주과의 치주병 치료와 신경/보철치료 같은 보존 치료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치료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상응하는 치료를 동물병원에서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새해를 맞이해 소원을 비는 것도 좋지만, 내 치아처럼 튼튼한 반려동물의 이빨 건강을 위해 반려동물 치과 병원에 함께 방문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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