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믿고 기부하는 시민의 사회복지기관 되는 게 목표죠”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정경호 ‘희망을 여는 사람들’ 사무처장

“후원자와 인연을 맺은 아동과 청소년들이 대학 졸업 후 잘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사)희망을 여는 사람들 정경호 사무처장은 20여 년 동안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전문 후원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키다리 아저씨’다.

그는 “뜻 하나 마음 하나로 출범한 게 벌써 20여 년이 자났다”며 “상대적 빈곤 시대에 살고 있는 아동·청소년의 마음을 여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매달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사람은 500명이며, 누적 자원봉사자가 1000여 명에 이른다.

20여 년 소외계층 아동·청소년 후원
교복 나눔운동·‘꿈을 펼쳐라’ 공모도
인연 맺은 아이들 잘 성장할 때 뿌듯

정 사무처장은 동아대, 부산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자동차부품 관련 중소기업에 근무하다 주위의 권유로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현 부산참여연대)에서 시민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민간 영역의 사회복지 분야에도 균형발전과 분권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지역의 선한 자금이 지역의 이웃을 위해 사용될 수 있고, 시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복지기관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한 끝에 부산 시민사회단체 원로 등에게 자문을 하고, 뜻이 맞는 사람을 중심으로 (사)희망을 여는 사람들을 설립했다.

그는 “지인과 인터넷 게시판의 참여 요청 글을 보고 온 시민 등 50명이 중심이 돼 출범했다”며 “특히 아동·청소년은 기성세대가 잘 지지해주면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연착륙할 수 있다는 생각에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전문 후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먼저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학습후원프로그램인 ‘희망배움이’를 시작했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청소년과 1 대 1 결연을 통해 학습지도와 멘토 역할을 하게 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20여 년 이어오고 있는 장수프로그램”이라며 “대학생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연간 20~30명의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에게 학습 후원을 펼쳐왔다”고 말했다.

2002년부터 복시지설에서 생활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를 개최했다. 이 음악회는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사람과 음악인의 자원봉사를 받아 연간 6~8회 열렸다.

2011년 부설기관인 사회적기업 ‘두드림교복센터’를 설립해 교복나눔 운동을 전개했다.

정 사무처장은 “당시 입학철마다 ‘고가의 교복값’이 논란이 됐다”며 “학교의 교복물려주기운동을 살펴보니 부족한 점이 많아 소외계층 아동이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고 교복 나눔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센터를 열었다”고 말했다.

정 사무처장은 “저소득 가정 친구뿐 아니라 일반 가정 청소년들도 체격이 커졌거나 운동 중 찢어지면 한 학기 남겨두고 새 교복을 구입하기보다는 이곳에서 시중 교복비의 10분의 1 가격에 살 수 있고, 사회적 배려 가정의 자녀는 무료 구입할 수 있다”며 “이런 점 때문에 입학철이면 학생들이 계단에서 줄을 서 기다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찾는 사람이 크게 줄어 들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정 사무처장은 지난해 ‘꿈을 펼쳐라’ 공모전을 개최했다. 그는 “요즘은 저소득 가정 자녀는 상을 받을 기회가 없다”며 “동기부여 차원에서 개최했는데 320여 개의 작품이 응모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정 사무국장은 “후원 청소년이 취업 후 ‘생활을 잘하고 있다. 고맙다’라는 감사의 전화를 받았을 때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고액기부자 모임을 결성하는 등 시민이 믿고 기부할 수 있는, 시민의 사회복지기관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원철 선임기자 wcl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