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 과밀’ 해소 없이는 감염 확산 못 잡는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지 20일로 꼭 2년째를 맞았다.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 수가 전국적으로 70만 명을 넘어섰고 이중 6000여 명이 사망했다. 하루 5000명대의 확진자가 쏟아지는 지금, 상황은 별반 나아진 바가 없다. 예방 백신이 나오고 먹는 치료제도 개발됐지만 변이를 거듭하는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앞으로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당장 2월부터 신규 확진자가 2만 명 이상으로 치솟는다는 암울한 전망마저 나오는 마당이다. 세상을 완전히 바꿔 놓은 바이러스와의 이 전쟁을 언제쯤 끝낼 수 있을지 ‘코로나 2년’을 돌아보는 심정은 실로 착잡하기 그지없다.

서울, 인구에 비해 확진자 비중은 2배
균형발전 해법 통해 코로나19 극복을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확진자가 서울에 과도하게 집중된 현상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취재진이 선진국들의 코로나19 현황을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비교해 본 결과는 충격적이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 명 이상의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3050 클럽’ 국가들 가운데 서울이 코로나19 확진 비중에서 압도적 1위로 나타났다. 서울은 전국 대비 인구 비중이 18.4%인데 확진자 비중은 그보다 2배 가까운 34.6%를 기록한 것이다. 인구 비중 11.1%에 확진자 비중 21.9%를 보이는 도쿄는 물론이고 대체로 인구 비중과 확진자 비중이 2~7%대로 엇비슷한 뉴욕이나 베를린, 로마, 파리 등 다른 도시들에 비하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이는 서울의 감염증 폭증이 인구와 자원 등 모든 것이 집중된 초과밀화가 원인임을 입증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인구 밀집도가 높을수록 감염 위험이 커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인구 비중보다 확진자 비중이 2배나 높다는 것은 그만큼 구조적으로 감염병에 더 취약하다는 걸 의미한다. 월등한 의료 인프라와 방역 자원이 갖춰진 서울임을 감안하면 더욱 충격적인 수치다. 서울의 감염 확산세는 전국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집중화에 따른 감염의 고통을 결국 전국에서 나눠 지고 있는 셈이다.

수도권 일극주의 타파는 이제 우리나라 감염병 대응 및 방역 대책과 관련해서도 중차대한 숙제로 다가왔다. 수도권 집중화 문제를 해소하지 않는 한 아무리 강력한 방역 규제 조치도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 사태 앞에서 정부는 현재 5차 유행에 대비한 방역 체계 전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 정책의 포커스를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지방균형발전이라는 해법에 맞춰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것만이 팬데믹의 기승 속에서 코로나19 확산세를 잡는 길이 될 것이다. 정부가 방역 정책의 바른 방향을 잡고 온 국민이 힘을 합쳐 올해는 반드시 코로나 공포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해야 하겠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