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맞물려 2번이나 조기 사퇴했던 김지완 BNK 회장, 이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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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 금융업계의 관심은 김지완(사진) BNK금융그룹 회장에게 모이고 있다. 이번에도 김 회장이 공식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둔 시점에서 조기 사퇴할 것이냐가 큰 관심거리이다.

임기 1년 넘게 남기고 사퇴 전력
BNK금융 내부 사정 고려하면
이번엔 임기 채울 가능성 더 커

2007년 12월 현대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김 회장은 공식 임기를 1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사퇴했다. 또 이듬해인 2008년 2월에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김 회장은 여기서도 공식 임기를 1년 8개월 앞둔 2012년 6월에 그만뒀다.

공교롭게도 김 회장이 공식 임기를 1년 이상 앞두고 사퇴한 해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현대증권 대표이사 사장직에서 물러난 2007년에는 17대 대선이,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그만둔 2012년에는 18대 대선이 각각 실시됐다. 그동안 김 회장의 행보를 보면 김 회장이 BNK금융그룹 회장직에서 올 2~3월에 조기 사퇴할 것으로 점쳐진다. 올 2~3월은 김 회장의 공식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시점이다. 무엇보다 올 3월에는 제20대 대선이 치러질 예정이어서 김 회장의 조기 사퇴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역 금융권과 정치권에서는 김 회장의 조기 사퇴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과거처럼 조기 사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 수장이라는 자리가 정권이나 정치 분위기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이다 보니, 김 회장은 대선 분위기나 결과를 예의주시하며 대선 전에 물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회장은 정권의 덕을 많이 본 금융인으로서 대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2002년 부산지역 증권사인 부국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김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이듬해인 2003년 6월에 현대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김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1년 선배로, 대표적인 참여정부 인사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기 사퇴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차기 정권에서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김 회장의 나이가 많고, BNK금융그룹 내부에 마땅한 후계자가 없다는 이유로 김 회장이 남은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시각이다.

김 회장은 1946년생으로 올해 76세이다. 금융업에서는 대표적인 ‘노익장’ 인사로 꼽힌다. 하나금융그룹 등 대형 금융사의 대표 대다수는 1955~1960년대 생이다.

또 김 회장 다음으로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이사와 안감찬 BNK부산은행장이 양강 체제를 구축해 차기 회장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김 회장에 비해 대내외적 지명도나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김 회장과 고교 동문이라는 점이 더 부각되고 있으며, 지난해 취임한 안 행장은 자신의 색깔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현재로서는 BNK금융그룹 회장으로서는 역부족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이 조기 사퇴한 이후 외부 인사가 취임할 경우 이 대표나 안 행장 모두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다 보니, BNK금융그룹 내 차기 주자들은 자신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김 회장을 가능한 한 오랫동안 옹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나는 물러날 줄 아는 사람’이라는 말은 곧잘 해 왔는데, 올해 들어서는 ‘공식 임기까지 채우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형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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