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위기 유기견 20마리, 새 인연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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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시설 수용 한계로 안락사 당할 위기에 처했던 유기견들이 극적으로 새 주인을 만나 새 삶을 살게 됐다.

경남 고성군에 따르면 군 직영 동물보호센터 임시보호소에 있던 유기견 20마리가 최근 입양됐다. 군은 지난달 30일 임시보호소 과밀 수용을 해소하기 위해 이 유기견들을 안락사하겠다고 예고했었다.

임시보호소는 군이 동물보호센터를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마련한 시설이다. 80마리가 적정 수준인 230㎡ 면적에 180마리가 들어차면서 예민해진 동물 간 다툼이 빈번해졌고, 새끼를 물어 죽이는 사고(부산일보 지난해 10월 29일 자 10면 등 보도)까지 발생했다. 결국 입소일을 기준으로 먼저 들어온 20마리를 우선 안락사하기로 한 것이다.

안타까운 소식 알려지자 전국 반려인들이 발 벗고 나섰다. 안락사 예고 직후 입양 문의가 잇따랐고, 다행히 죽음의 문턱에 섰던 유기견들이 모두 새로운 주인 품에 안겼다.

고성군 관계자는 “분양된 유기견 중에는 다치거나 병든 아이도 있었는데, 거리낌 없이 받아 주셨다”며 “감사하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겨우 급한 불만 껐을 뿐이다. 올해만 35마리가 추가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분양된 20마리를 빼고도 현재 195마리가 남았다. 안락사 예고 때보다 오히려 늘었다. 이대로는 앞으로 최소 100마리를 안락사해야 한다.

고성군은 대안 마련을 위해 새 동물보호센터 건립과 임시보호소 리모델링을 추진했지만, 군의회와 갈등이 불거져 제동이 걸린 상태다.

고성군 관계자는 “전국의 반려인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지만, 계속 문제를 떠넘길 순 없다”면서 “근본적 해법을 찾도록 군의회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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