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 부동산 실패”… 이재명 “311만 호 공급” 으로 승부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3일 오전 경기 의왕시 포일 어울림센터에서 부동산 공약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부인할 수 없는 정책 실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3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이렇게 규정하면서 “변명하지 않고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원칙과 방향은 맞았지만 방법론에서 실패했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 더 나가며 확실히 차별화에 하겠다는 메시지다.

“변명하지 않고 무한책임 지겠다”
수요 억제 → 공급 확대로 전환
‘수도권에 258만 호’ 집중 공략
설 앞두고 ‘부동산 민심’ 달래기

부동산 문제로 차갑게 돌아선 표심을 다독이지 않고서는 지지율 견인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정치적 부담에도 ‘문재인표 수요 억제’를 ‘이재명식 공급 확대’로 궤도 수정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거듭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도 의왕시 포일 어울림센터에서 열린 부동산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정책 전환 의지와 함께 “전국에 총 311만 호의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8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제시했던 250만 호보다 61만 호 늘어난 규모다. ‘폭탄’ 수준의 공급이다. 정부의 기존 206만 호 공급계획에 더해 이재명 정부에서 105만 호를 추가 공급하는 내용이다. 서울에 107만 호, 경기·인천 151만 호에 달한다. 사실상 수도권 부동산을 겨냥한 셈이다. 나머지 지역에는 53만 호를 짓는다.

시장과 정치권의 최대 관심으로 꼽히던 여당 후보의 주택공급 정책이 설 연휴 직전, 경기도에서 전격 공개된 것을 두고 이 후보가 수도권 표심에 승부수를 띄웠다는 관측이 따른다.

이 후보는 23일 공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21~22일 전국 1000명 대상 여론조사(오차범위 ±3.1%포인트(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43.8%)에 10%포인트P 뒤진 33.8%를 기록, 설 연휴 이전 30%대 박스권 탈출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윤 후보가 부인과 관련한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데도, 이 후보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이에 따라 지지율 반등을 위해 부동산을 지렛대로 ‘정치적 고향’인 수도권 표심에 기대를 건 것으로 비친다.

실제 이 후보는 민심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설 연휴 직전까지 수도권을 집중 방문한다. 21~22일 서울 일정을 소화한 이 후보는 23일부터 27일까지 정치적 본거지인 경기도 31개 시·군 전역을 돈다. 이날 공급 대책 발표를 앞두고 당내 일부에서는 김포공항을 이전하거나 축소하고 그 부지를 개발하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주변 부지만 개발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도 매타버스 일정을 시작하면서 경기도 31개 시·군을 방문한다는 의미로 “홈커밍 써리원(homecoming 31)”이라면서 “경기도는 제 정치적 고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인구수로 4분의 1이다. 경기도가 결정하면 대한민국이 결정난다. 그래서 경기도는 진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이 후보는 준비된 경제대통령 이미지도 부각하며 중도층을 향한 구애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날 유튜브 채널 ‘이재명TV’를 통해 공개된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의 대담에서 “‘이재명은 반기업’이라는 프레임과 공격이 안타깝다”며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좋은 경제 시스템은 자본주의”라고 말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