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꾼 안은미, 아시아 육룡과 ‘미래로’ 나르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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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현대무용이라 불러주세요.”

세계적 안무가와 아시아 용띠 무용수의 만남, 온라인 창작 과정,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한 무대. 안은미 컴퍼니의 ‘드래곤즈’는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인 작품이다. 3월 부산 공연을 앞둔 ‘드래곤즈’를 제작한 안은미 컴퍼니의 안은미 예술감독에게 작품 이야기를 들었다.

‘드래곤즈’는 2000년에 태어난 용띠 무용수들과 함께 제작한 공연이다. 2018년 인도네시아 댄스 페스티벌에 참가한 안 감독은 현지 청년의 멋진 춤에 반했다. “뉴밀레니엄에 태어난 아시아 젊은 친구들과 만나서 작업해 보자는 발상이 뇌리를 스쳤어요. 언어·전통이 각기 다른 나라에서 무용수가 모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죠.”

부산문화회관·프랑스 공동제작
‘드래곤즈’ 오는 3월 부산 공연

5개국 2000년생 무용수와 작업
코로나19 셧다운에 비대면 안무
홀로그램 영상 완성된 무대 선사
유럽 투어서 ‘희망의 메시지’ 극찬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다섯 나라의 용띠 무용수 여섯 명을 섭외했는데, 코로나19 셧다운으로 무용수들이 한국에 올 수 없었다. “줌으로 안무를 하게 됐어요. 현지 시각에 맞춰 그 친구들 시간이 빌 때 해야 하니 시간도 더 오래 걸렸죠.” 직접 만날 수 없는 상황이 아쉬웠지만, 안 감독은 “제한된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는 어른의 모습을 그들에게 보여준 것 같아 기뻤다”고 했다.

안 감독과 아시아 여섯 용은 공통의 춤 언어를 만들었다. 안 감독은 그들에게 ‘사랑’ ‘용’ 같은 단어를 몸으로 표현해 달라고 했다. “콧구멍을 당기는 등 내가 안 쓰던 동작이 나오더군요. 각자의 문화를 바탕으로 한 동작을 모아서 국적이 없고, 국경이 없는 새로운 춤 언어를 만들어냈죠.” 이걸 똑같이 배워 안은미 컴퍼니 단원들은 무대에서, 아시아 용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춤췄다. 아시아 용띠 무용수들의 춤은 홀로그램 영상으로 공연 무대에 오른다.

‘드래곤즈’는 (재)부산문화회관, 파리시립극장, 리옹댄스비엔날레가 함께한 부산 첫 국제공동제작 공연이다. 밀레니엄 베이비가 성인이 되는 2020년에 부산에서 초연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로 연기되고 다른 지역에서 먼저 공개됐다. 2021년 3월 서울에서 공연하고, 9월 13일부터 11월 16일까지 유럽 7개국 8개 도시 투어 공연을 마쳤다. 안 감독은 “유럽에서 ‘희망의 메시지가 온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부산은 공연이 늦어진 대신 기술적으로 완벽해진 작품을 볼 수 있다. 안 감독은 “3D를 따는 등 처음 해보는 것이 많아 서울 초연 때 이태석 영상감독과 정말 고생했다”며 “해외 투어 때 점검을 다 마쳐서 부산 공연은 깔끔하게 정리된 형태로 감상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치밴드의 장영규가 음악감독을 맡은 점도 눈길을 끈다.

안 감독은 지난 21일 한국 현대무용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데 기여한 공로로 한국무용협회 2021 무용 분야 예술대상(현대무용) 수상자로 선정됐다. 무용가 안은미에게 춤은 ‘멈추지 않는 도전을 만들어주는 얄미운 님’이다. 그는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절대 안 해봤을 일을 하느라 머리에 쥐가 났다”며 웃었다.

“아시아에서 용은 물에서 하늘까지 시공을 초월하고 미래를 예견하는 존재입니다. 이번 공연에는 아시아 젊은 친구들이 앞으로 살아갈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이 친구들이 가야 할 미래를 어떻게 마련해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있어요. 모든 나라는 위대하고, 모든 나라의 전통은 아름다워요.” ▶안은미 컴퍼니 ‘드래곤즈’=3월 4~5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 051-607-6000.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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