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에서 서울까지, KTX로 ‘한 번에’ 가는 날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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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 답이다] 물금역 KTX 정차 사활



경남 양산시는 새해 들어 연내 KTX 물금역 정차 성사에 ‘올인’ 하고 있다. 2010년 KTX 물금역 정차를 처음 건의한 양산시가 이처럼 사활을 걸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산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 정차 요구 민원도 급증했고, 부울경 메가시티 중심도시로 발전할 가능성도 커 어느 때보다 적기를 맞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아 2017년 호응을 얻었던 연속기획 ‘현장이 답이다’를 다시 선보입니다. ‘탁상’을 떠나, 전문가·관계자들과 함께 경남, 울산 지역민이 공감하는 이슈 현장을 찾아 대안을 모색하는 이 코너에 많은 관심과 제보 바랍니다.


■KTX 무정차, 35만 이상 도시 중 양산이 유일

지난 22일 오전 양산시 물금읍 황산로 경부선 물금역 대합실.

김효진(사진) 양산시의원이 승객들에게 KTX 물금역 정차 당위성과 가능성을 설명하고 있었다. 김 의원은 “35만 명 넘는 도시 중 유일하게 KTX가 정차하지 않는 곳이 양산”이라며 “2010년부터 KTX 물금역 정차는 주민 숙원이 됐고 선거 때마다 단골 공약으로 등장했지만, 여태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양산은 현재 몰라보게 달라졌고,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과를 얻은 만큼 시와 지역 정치권, 시민들이 합심하면 KTX 물금역 정차가 성사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대구로 가는 한 시민(50)도 “양산신도시에서 매달 서너차례 서울을 가는데, 울산역을 이용한다”며 “수많은 시민들이 이동 시간과 주차 때문에 큰 불편을 겪고 있어서 KTX 물금역 정차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금역에는 열차가 하루에 왕복 17회 정차한다. 무궁화호 14회, ITX-새마을호 3회다. KTX는 평일 6~ 7회, 주말 8회 물금역을 지나지만, 정차는 하지 않는다.

시민들은 KTX를 타려고 16km 떨어진 부산 구포역이나 30km 거리 KTX울산역을 이용해 시간적·경제적인 부담과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KTX울산역을 이용하는 양산시민은 하루 평균 700~800명가량으로 추산된다. 구포역을 이용하는 양산시민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KTX 물금역 정차 ‘당연한 일’

양산시와 시의회는 2010년 이후 국토부 등 관계 기관에 KTX 물금역 정차 건의를 2~3년마다 반복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 시의 태도는 확연히 다르다. 지난해 3월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했고, 물금역 시설개선을 위한 설계비도 확보했다. 국토부와 한국철도공사, 청와대를 잇달아 방문해 KTX 물금역 정차를 건의하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여기에는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편익분석(B/C) 1.8로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과를 얻었고, 동남권 순환철도와 부울경 광역철도 노선이 각각 확정되면서 양산이 부울경 메가시티 중심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인구도 2010년 8월 25만 5000명에서 지난해 8월 35만 4000명으로 10만 명가량 증가했고, 사송신도시가 완공되면 4만 명이 추가된다. KTX 물금역 정차가 실현되면 물금역 하루 이용객이 현재 2400명에서 KTX 평균 탑승객 1670명을 포함해 최소 2000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 시간도 줄어든다. 물금역에서 서울역까지 2시간 43분이 걸린다. 울산역을 이용하면 3시간 5분(양산→울산역 이동 시간 포함), 구포역은 3시간 48분(양산→구포역 이동 시간 포함)이 걸려 각각18분과 65분 시간을 아낀다.

곳곳에서 KTX 물금역 정차에 청신호가 포착되고 있지만,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종 결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근 구포와 밀양지역에서 주민 불만이 고조돼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 주민을 설득할 논리 개발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산시는 24일 오전 물금역 앞에서 ‘찾아가는 현장시장실’을 열어 성사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KTX 물금역 정차 이후 열차 승강장 연장과 주변 주차시설 확충, 대중교통 개편 방안 등이 논의됐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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