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어르신 외로움 해소·아동들에게 행복 선물하는 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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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희 ‘나만의마니또’ 대표

“독거노인의 외로움을 해소하고, 아동들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게 제일 큰 꿈입니다.”

사회적기업 나만의마니또(주) 강종희 대표는 2019년부터 2달 과정의 공감심리상담사를 양성해 90여 명의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전화상담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대화형 심리상담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강 대표는 “2020년 7월부터 영도구 소재 장수사진을 찍어 주는 봉사단체와 협력해 상담사 1명이 2~3명의 영도구 소재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주 1회 전화상담을 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왜 전화했느냐?’며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았지만 지금은 매우 반갑게 맞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90여 명 어르신에 무료 전화 상담
음성인식으로 대화형 심리상담 준비
아동·청소년 상담전문가 양성할 것

최근의 일이다. 한 독거노인으로부터 ‘2차 백신 접종 후 어지러워 외출도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주민센터의 복지담당자에게 연결해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각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강 대표는 “복지담당자로부터 ‘일손 부족으로 독거노인을 일일이 보살필 수 없는데 사회적기업이 이렇게 도와줘 정말 고밉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독거노인 대상 상담 프로그램은 반응이 좋아 기장군으로 상담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며, 정기적인 상담 후 심리적 변화 관련 통계도 낼 계획이다. 또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독거노인 세대를 대상으로 수납정리와 아로마테라피, 치매교육 등 생활환경개선 프로그램 교육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이를 통해 아동·청소년 상담전문가도 양성할 계획이다. “상담이란 게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독거노인 대상으로 1년 정도 역량을 강화한 다음 심사를 거쳐 아동과 청소년 상담자로 배정할 계획입니다.”

부산에서 태어난 강 대표가 독거노인과 아동·청소년 상담에 관심을 갖게 된 데에는 가슴 아픈 상처 때문이다. 2000년 IT 열풍을 타고 ‘화상 과외’ 관련 벤처기업을 창업했다가 벤처 거품이 꺼지면 사업을 접은 강 대표가 다시 학원강사로 활동할 때 중3 자녀가 질병으로 쓰러졌다.

“어린이집에서부터 초등학교 때까지 오랫동안 폭력과 따돌림을 당해왔고, 이 트라우마가 질환으로 연결됐다는 점을 나중에 알고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만약 유아기 때 소통 도구가 있었다면, 조기에 심리적 상처를 발견·치유하면 밝게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18년 부산가톨릭대 사회적기업가 양성과정을 마친 강 대표는 2019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으로부터 자신의 아이디어가 ‘청소년 온오프라인 상담’ 아이템으로 선정됐다.

같은 해 ‘나만의마니또(주)’를 설립한 강 대표는 2021년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사회문제 우수해결서비스에 선정돼 시제품 제작비 1500만 원을 지원받았다. 현재 음성인식장치를 내장한 사물인터넷 애착 인형 ‘나비’ 시제품을 만들었고, 올 상반기에 보호자 앱과 상담사 앱을 제작한 후 하반기부터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강 대표는 “아이가 애착 인형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그 내용이 텍스트로 보호자와 상담사에게 동시에 전송되고, 보호자나 상담사가 텍스트로 답을 하면 인형이 피드백으로 해 주는 식”이라고 말했다. 상담 피드백 데이터가 축적되면 장기적으로 인공지능을 이용해 소통하도록 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디지털 시대에는 부모와 자녀 간에도 눈을 맞추면서 대화를 나누는 일이 적기 때문에 자녀가 언어를 늦게 배울 위험이 있다”며 “언어능력이 떨어지면 자기 감정과 의사를 표현하지 못해 학교와 사회생활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가정은 물론 국가와 지자체가 힘을 합쳐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키워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여기에 우리의 ‘솔루션’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임원철 선임기자 wc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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