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대선’에 복잡해진 ‘지방선거’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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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널뛰기’ 양상으로 흐르면서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정치권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 이후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를 거치며 여야가 지방 권력을 양분한 경남지역 정치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대선에서 여당이 정권을 연장할지, 야당이 수복할지에 따라 지방선거 대응 전략도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자체장·국회의원 불편한 동거
거제·통영·고성 등 남해안 벨트
대선 결과 따라 공천 구도 ‘출렁’

남해안 벨트의 중심인 거제와 통영, 고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시·군은 ‘깃발만 꽂아도 당선’이란 말이 나올 만큼 보수 성향이 짙은 지역이다. 그러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현 여당이 집권한 뒤 치른 2018년 6·3 지방선거 때 ‘촛불 민심’과 ‘문풍’을 타고 지방자치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민주 계열 시장·군수가 탄생했다.

이후 정부·여당 중심으로 권력 구조가 완전히 재편되는 듯했지만, 2020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수성에 성공하며 야당 국회의원과 여당 단체장 간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별다른 당내 경쟁자가 없는 여당에선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현역 시장·군수의 재선 도전이 유력하지만, 텃밭을 되찾아야 하는 야당의 선택은 그리 쉽지 않다.

관건은 엎치락뒤치락하는 대선이다. 당협위원장으로 공천권을 쥔 지역구 의원 입장에선 대선 결과에 따라 새판을 짜야 한다.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경우,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선호도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자신과 성향이 맞는 후보를 내세울 수 있다. 인지도 없는 정치 신인을 내세워 변화를 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일단 소신을 접고, ‘필승 카드’를 내야 한다. 공천 후유증과 무소속 출마 등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 지난 지방선거 당시, 통영시장 후보로 나섰던 옛 자유한국당 강석우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강석주 현 시장에 단 1.3%, 930표 차로 졌다. 패인은 보수 성향인 진의장 전 시장의 무소속 출마였다. 진 전 시장이 무려 17.26%를 득표하며 보수표를 깨버린 것이다.

이번에도 출마 예상자 대부분이 야당 공천을 바라고 있는 만큼, 공천에서 배제된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위원장도 고민이 많다”면서 “일단은 대선 승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방선거는 그 다음”이라고 귀띔했다.

한 지방선거 예비후보는 “최소한의 교통정리에 시간을 끌다 보면 조직이 사분오열될 수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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