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도 벅찬데 북한·이란까지… 사면초가 바이든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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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한 아이스크림 매장에서 나오고 있다(왼쪽). 같은 날 우크라이나 리비우시 외곽에서 공공산업과 서비스 분야 종사자가 러시아의 침공에 대비해 군인들에게 사격 훈련을 받고 있다. 로이터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발등의 불’인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어 이란 핵 협상, 북한 미사일 발사 등 굵직한 국제 현안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CNN방송은 25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을 시험하려 줄 선 미국의 적국들’이라는 기사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현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일촉즉발 상황에 놓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 외교적 해결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국경의 긴장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유럽 동맹국들과 대러시아 제재에 완전한 공조 체제를 구축하는 것 또한 각국의 이해관계가 달라 쉽지 않은 상황이다. CNN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 동맹국 정상과 통화하며 단일대오를 강조했으나, 동맹 간 ‘동상이몽’은 여전히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대러시아 제재’ 유럽과 파열음
이란 핵협상 진전 없이 기싸움만
북 미사일 등 굵직한 현안 산적
안팎 악재에 시험대 오른 리더십
CNN “미 영향력, 예전 같지 않아”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제재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사실상 ‘강 대 강’ 전략을 구사 중이다. 상대방 국가원수를 겨냥해 개인적 제재를 언급하는 것은 외교 관례상 매우 이례적이다. 미국은 8500명 미군에게 유럽 파병 대비 태세를 명령하기도 했다.

최근 발사체를 쏘아 올리며 도발하는 북한 문제도 당면 과제다. 북한은 25일 오전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쏘아 올렸다. 올해 5번째 미사일 시험 발사다. 북한은 앞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유예 철회를 시사하기도 했다. CNN은 “미국이 북핵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김정은은 다른 생각을 한다”면서 “북한이 미 본토를 시야에 둘 수 있다는 건 어느 대통령에게나 악몽 같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과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는 핵 협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은 지난해 4월부터 이란과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핵 합의의 주요 골자는 이란은 우라늄 농축 등 핵 활동을 동결·축소하고, 서방은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다.

다행히 지난 24일 이란이 협상과 관련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도 이에 호응한 상태다. 그러나 이날 로이터통신은 협상팀 내부 이견에 따라 리처드 네퓨 국무부 대이란 부특사가 팀에서 제외되는 등 내분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핵 합의 협상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밖에 예멘 내전, 중국과 대만의 갈등 등 다수의 사안이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을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 CNN은 “미국이 예전만 못하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진 가운데 미국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국 내에서도 구설수에 올랐다. 24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폭스뉴스 기자에게 “멍청한 개XX”라고 혼잣말을 한 게 드러나 사과했다. 더불어 바이든 대통령이 신뢰해 온 론 클레인 비서실장이 최근 국정 지지율 하락에 따라 책임론에 휩싸이는 등 국내 정치 상황도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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