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구 빗장 35년 만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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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간 강과 바다를 갈라 놓았던 낙동강 하굿둑 개방이 곧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 하굿둑 상시 개방을 위한 행정 절차가 시작돼 관련 안건이 만장일치로 가결됐으며, 남은 행정 절차들도 곧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하굿둑 상시 개방 행정절차 돌입
26일 민간위서 기수 복원안 통과
설 직후 낙동강물관리위 의결 땐
환경부 공식 정책으로 최종 확정
이르면 다음 달 중순 개방할 듯


26일 낙동강물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물관리위원회 민간위원회의가 열려 하굿둑 상시개방을 골자로 한 ‘낙동강 하구 기수 생태계 복원 방안’이 위원들의 전원 동의로 가결됐다. 앞서 지난 24일 물관리위원회 정책분과회의에서도 기수 생태계 복원 방안은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다만 염분 피해와 농가 영향을 막기 위한 후속 작업을 계속 강화할 것에 대한 주문이 있었다.

민간위원회의와 정책분과회의는 하굿둑 개방을 추진하기 위한 첫 공식 행정 절차이다. 기수 생태계 복원안이 이들 회의를 통과하면서, 낙동강물관리위원회는 다음 달 초 해당 안건을 심의할 예정인데 무난한 의결이 예상된다. 이후 하굿둑 개방은 환경부 공식 정책이 돼 정부 차원의 추진이 확정된다. 이르면 다음 달 중순 당국은 하굿둑 개방을 선언하고 상시 개방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진다. 1987년 하굿둑 준공 뒤 낙동강을 막아 섰던 빗장이 35년 만에 열리게 되는 것이다.

기수 생태계 복원 방안에 따르면 낙동강 하굿둑의 상시 개방은 하굿둑의 기본 기능 유지와 생태계 복원을 함께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문은 염분제어, 수질이상 등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상시적으로 생태 소통이 가능하도록 운영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생태 복원이 추진되는 기수역 범위는 하굿둑 상류 15㎞ 지점이다. 이 구역은 강물과 바닷물의 소통으로 하굿둑 준공 전 생태계 복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 등은 생태계 복원을 활성화하기 위한 별도의 생태복원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하굿둑 9개 수문 중 개방 수문 수는 미정이나, 초기엔 개방 수문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하굿둑 개방에 따른 부작용 예방도 함께 추진된다. 염분이 하굿둑 상류 10~12㎞에 도달하면 수문을 다시 닫아 염분 피해를 예방한다. 염분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 하천수 염분 측정 지점 확대 등 염분 피해를 막는 작업 등도 이뤄진다. 대저수문과 운하천 시설 개선 등 서낙동강 유역에 안정적인 용수 공급을 보장하는 작업도 추진된다.

시민사회는 하굿둑 상시 개방을 적극 지지한다. 2021년부터 진행된 장기개방 시범 운영에서 생태계 복원 가능성은 확인됐고, 유의미한 염분 변화는 없었기 때문에 상시 개방을 미룰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생명그물 이준경 대표는 “자연을 극복 대상으로 여기던 시절 준공된 하굿둑의 개방은 생태계가 극복 대상이 아니라 공존의 상대가 됐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낙동강물관리위원회와 낙동강유역환경청 등은 염분 피해 예방 방안을 보강하면서 관련 행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상시 개방이 시작돼도 염분 피해 예방 작업은 계속 보강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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