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1초 당길 때마다 희열… 세계 무대로 날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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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체육 미래는 나!] 4. BMX 서준형

명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의 팬이라면 E.T.가 담요를 머리에 뒤집어쓴 채 한 소년의 자전거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을 잊지 못할 것이다. 영화 후반부에는 E.T.를 잡으려는 경찰의 추격을 피해 소년들이 엉덩이를 든 채 자전거를 타고 힘차게 페달을 밟는 모습이 그려진다. 낮은 자전거 안장을 갖춘 자전거가 바로 BMX 자전거다.

BMX는 정해진 트랙을 빨리 통과하는 레이싱 종목과 기술력을 선보이는 프리스타일 종목으로 나뉜다. 레이싱 종목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프리스타일 종목은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지정됐다.

초등 4학년 때 유소년팀 입단
2020년 청소년 국가대표 선발
지난해 전국 왕중왕전서 1위
전용연습장 없어 주말 서울 훈련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1차 목표

BMX 레이싱 선수로 활동 중인 부산 낙동고 서준형(16)은 “경기 기록을 1초, 2초씩 앞당길 때마다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희열을 느낀다”며 “180도 회전 트랙을 돌아 나올 때의 쾌감 역시 대단하다”고 BMX의 매력을 설명했다.

서준형은 부산BMX 유소년팀 1세대 선수다. 초등 4학년이던 2014년 자전거를 타고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을 지나다 BMX의 화려한 모습에 반해 버렸다. 서준형은 부모님의 격려 속에 부산BMX 유소년팀에 입단해 기량을 갈고닦았다. 그리고 입문 1년 만인 2015년 8월 출전한 첫 대회(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학생 BMX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20년에는 청소년 국가대표에 선발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양양군수배 전국 BMX 왕중왕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서준형을 지도했던 전 부산BMX 유소년팀 감독인 방성업 레볼루션 클럽 감독은 “준형이는 BMX를 대하는 태도나 열정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매우 진지했고 근성이 있었다”며 “기복 없는 경기력을 보이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서준형은 주중에는 부산에서 근력운동을 비롯한 체력 강화 훈련을 하고, 주말에는 서울의 한 BMX 전문 클럽에서 기술훈련을 받고 있다. 부산에는 BMX 전용 연습장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서울에서 기량을 쌓고 있다.

서준형의 1차 목표는 BMX 종목 국가대표로 선발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것이다. 서준형은 “아시아 국가 중 BMX에서 앞서가는 일본 선수들과 맞붙어 꼭 이기고 싶다”며 “체력·기술훈련에 더 노력해 아시안게임에서 꼭 금메달을 목에 걸고,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하고 싶다”고 밝혔다.

BMX 지도자와 선수들은 한국 BMX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BMX를 좀 더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전용 연습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현재 국내 BMX 전용 연습장은 서울과 경기지역 일부에만 설치돼 있는 상황이다. 방 감독은 “현재 화명생태공원 내 BMX 연습장은 체력훈련은 가능하지만, 전문적인 기술훈련은 불가능한 여건”이라며 “선수들이 좀 더 안전한 여건 속에서 BMX 기술을 연마할 수 있는 환경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준형은 좀 더 많은 어린이들이 BMX의 매력을 느껴보길 희망했다. 서준형은 “부산BMX 유소년팀의 교육을 받으면서 자전거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됐다”며 “부산의 많은 어린이들이 BMX를 즐기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글·사진=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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