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파 쓴소리 들었더라면…” 민주당의 ‘뒤늦은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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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부산 4050선대위는 27일 송영길 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사에서 발대식을 가졌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자세를 낮추며 쇄신의 깃발을 흔들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뒤늦은 반성’이라는 쓴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에 위기를 가져온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당내 소장파 인사들의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음에도 이를 외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금박해’ 지적 이제서야 반성
“문제점 수용 레드팀 부활 필요”

21대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대승리를 거두기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내부에선 당을 향한 비판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소장파가 있었다. 이른바 ‘조금박해’로 불리는 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이다. 이들은 지금 민주당이 갖고 있는 ‘내로남불 정당’이라는 오명의 원인으로 꼽히는 ‘조국 사태’ ‘꼼수 비례위성정당 창당’ 등 악재가 터질 때마다 “국민 눈높이로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의 순기능은 분명했다. 민주당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막았다. 하지만 당내 시선은 곱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 세력과 강성 지지층은 이들을 향해 “적전 분열을 일으키는 회색분자” “내부 총질을 한다”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그 결과 전면에 나섰던 김해영 전 의원은 재선에 실패했고 금태섭 전 의원은 민주당을 떠나야만 했다.

자연스레 당내 위기 때마다 경종을 울리는 목소리는 줄어들었고 민주당은 강성 지지층만을 바라보는 행보를 이어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특혜 휴가’ 의혹, 윤미향 의원의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시절 후원금 유용 논란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침묵했다.

그 결과 민주당은 총선에서 완승을 거둔 지 1년 만인 지난해, 부산·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에 참패했다. 대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도 여론조사 기관마다 구체적인 수치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정권교체론이 유지 여론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당내에서는 지금이라도 조직의 약점을 찾아내 문제점을 지적하는 ‘레드팀’의 부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여권 관계자는 “당시 경종을 우리가 제대로 들었다면 지금의 위기는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이라도 당을 건강하게 만들었던 쓴소리꾼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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