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덮친 삼각파도에 코스피 2700선도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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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27일 3% 넘게 급락하며 '검은 목요일'을 연출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94.75포인트(3.50%) 내린 2614.49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2020년 11월 30일(2,591.34) 이후 약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709.24로 보합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부터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장 막판에는 2614.49까지 밀리며 2600선도 위협받는 모습이었다.



14개월 만에 최저치 2614.49
27일 쏟아진 이슈들 악재 작용
미 연준 의장, 금리 인상 예고
LG엔솔 상장에 수급 쏠림 현상
불확실성에 삼성전자 실적 가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데다 이날 국내 증시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수급 변동성 확대에 영향을 받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정례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며 여러 번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도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주요 지수가 장중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고 혼조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 6373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이 중 LG에너지솔루션이 1조 4741억 원을 차지했다.

이날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가(30만 원)의 약 2배인 59만 7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으나 이후 급락해 50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18조 2000억 원으로 유가증권시장 2위에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영향에 기존 '배터리 3사'인 LG화학(-8.13%), 삼성SDI(-6.16%), SK이노베이션(-7.11%) 등은 급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FOMC 이후 파월 연준의장의 매우 공격적인 발언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고 있어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진단했다. 서 연구원은 "여기다 LG에너지솔루션 패시브(지수추종) 자금으로 인한 매물을 받아줄 수급 주체가 부재한 점이 한국 증시 낙폭 확대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날 삼성전자 등 대형 기업의 높은 실적도 코스피 하락세에서는 효력이 없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3조 86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28% 증가했다. 또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지난해 전체 순이익은 55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공급망 문제 등 올해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고 시장을 전망해 코스피 반등을 이끌지 못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불확실성 크다는 이유로 매년 공개하던 연간 메모리 반도체 성장 전망치를 올해에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테슬라도 성명에서 “공급망 문제가 주요 제약 요인이 되면서 공장 가동 능력이 떨어졌고 이 문제는 2022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2.86포인트(3.73%) 내린 849.23에 마감했다. 이는 작년 11월 17일(839.4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1원 오른 달러당 1202.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주환·김 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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