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남 지지세 단속… 윤석열은 “청와대 해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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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7일 광주시 북구 말바우시장을 방문, 즉석연설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이날 당사에서 청와대 해체 등 정치 개혁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3·9 대선 향배를 가를 분수령인 설 연휴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27일 ‘여권의 심장부’ 광주를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찾았다. 당초 이날까지 경기도를 순회할 계획이었는데, 급히 광주로 머리를 돌렸다. 집토끼 챙기기에 매진하려는 의지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그 시각 ‘청와대 해체’를 선언하는 정치 개혁 공약을 발표하며 설 밥상머리 민심 다잡기에 올인했다. 민주당이 ‘86 용퇴론’을 꺼내는 등 세대교체 깃발을 꽂자, 과도한 대통령의 권한을 내려놓겠다는 대응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호남에는 손편지 형태의 예비후보자홍보물을 발송하며 맞불을 놨다.

이, 이낙연 전 대표와 광주 찾아
붕괴 현장 방문·공항 이전 약속
윤, 집무실 이전 국정운영안 발표
대통령실 민관합동위 결합 구상도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공항에서 군 공항 신속 이전 등 지역 공약을 대거 발표하고, 곧바로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이 후보는 “중대 재해 사고를 반복해 일으키는 기업들은 건설면허를 취소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피해자·실종자 가족 10여 명과 50분 가까이 면담했다. 이 후보는 “정말로 죄송하다”며 “돈을 벌기 위해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이런 잘못된 산업 문화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오후 늦은 시간에는 충장로로 향해 이 전 대표와 공동유세를 펼쳤다.

이 후보가 급작스럽게 광주를 찾은 것은 과거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보냈던 호남 지지율이 일부 흔들리는 분위기가 감지된 데 따른 것으로 비친다. 이날 우상호 의원을 선대위 총괄본부장으로 임명한 것도 집토끼 잡기 일환이다.

이 후보는 동시에 북한 미사일 발사에 “군사적 도발은 자중해 주는 것이 우리 한반도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강력한 유감과 규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군사적 도발’이라는 규정은 당국의 입장보다 강경한 언급이다.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해 현 정부와 일부 차별화를 꾀하는 행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의 긴장 조성 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대선후보 공동선언을 하자”는 제안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실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구축하고, 청와대 전체를 국민들께 돌려 드리겠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기존의 청와대는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소위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계획’ 공약이다. 집무실은 물론 관저도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광화문 집무실’ 공약에서 한발 더 나간 것이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이 집무실 이전 약속을 저버렸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윤 후보는 국정 최고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은 정예 참모와 분야별 민관합동위원회가 결합한 형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전날 3040장관 등용 등 정치 쇄신안을 던졌는데, 이에 대한 대응인 셈이다. 윤 후보는 “민간의 최고 인재들은 해외교포도 가리지 않고 국정 운영에 참여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대통령실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설치하고 대통령 관저는 경호상 문제 등에 대비해 삼청동 총리공관 등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청와대 부지는 역사관이나 시민공원 등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는 설명이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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