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마트물류 생태계 조성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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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포 와이즈유(영산대학교) 해운항공 ·드론물류학과 교수

(재)부산산업과학혁신원(BISTEP)은 지난해 말 2021년 1월부터 11월까지 부산에서 일어난 과학기술과 산업에 대한 언론 기사 키워드를 도출한 다음 시민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시행, 부산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10대 이슈를 발표했다. 이중 부산의 지리적 특성이 고려된 ‘해양’, 신공항 중심의 미래지향적 물류 생태계를 토대로 한 ‘물류’가 선정되었다. 또한 10대 이슈별로 공통으로 나타난 키워드는 ‘코로나’와 ‘혁신’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배달앱과 같은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비대면 서비스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켰고, 쿠팡, 11번가, 마켓컬리 등 온라인 물류업체의 매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폭 성장하였다.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물류 배송 분야의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한번 편리함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비대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찾으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여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 인프라와 오프라인 점포의 융합적 마케팅인 옴니채널이 도입되면서 유통 물류산업은 패러다임 변화의 변곡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상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물류의 모든 과정의 스마트화에는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들이 모두 적용되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타, 사물인터넷, 로봇, 드론, 증강현실 등의 기술이 창고와 배송의 자동화, 무인화를 통한 유통 물류의 신속, 효율, 안정성을 높이면서 유통 물류의 원가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물류창고에서 제품을 고르고 포장하여 배송할 뿐 아니라 교환, 환불까지 담당함으로써 고객 만족과 충성도를 높이는 새로운 유통 물류산업 방식이 물류 선진국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도입되었다.

이제 대형창고만이 아니라 도심 내 소형 유휴 공간도 이러한 소위 ‘마이크로 풀필먼트(물류 일괄대행)’ 목적에 활용되어 물류산업 고도화는 하루가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알라바마 창업자인 마윈은 이미 2016년에 ’신유통’의 개념을 오프라인, 온라인, 물류와 데이터가 통합되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통합소매배송’ 모델이라고 정의하였다.

올해 알리바바가 발표한 ‘2021 국가 신소매 기술기업 백서’에서는 ‘신유통’ 시장이 2020년에 초기 단계에서 성숙기로 접어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은 전자상거래뿐 아니라 스마트 물류 분야에서도 가장 혁신적인 국가로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의 물류산업 현장은 이에 비하면 대단히 뒤쳐진 상태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제5차 국가물류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스마트물류 성장을 통한 글로벌 물류 선도국가의 비전을 제시했다.

향후 10년간 물류산업의 청사진에 그동안 학계에서 요구했던 ‘미래 환경 변화에서 경쟁력 있는 전문 물류인재 양성’의 과제가 포함된 것은 다행스럽다. 그러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인력양성계획은 부족해 보인다. 물류 스타트업들이 증가하고 물류 일자리도 늘었지만 아직 상당수 인력이 낮은 전문성으로 고령화되었으며, 전통적 업무 관행의 영세 물류기업이 많은 것이 실정이다. 스마트물류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이제 정부가 나서야 한다. 이미 막대한 자금력을 확보한 미국, 중국의 물류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미래 스마트물류 체제에 맞는 인재가 차질 없이 육성될 수 있도록, 해당 지자체와 함께 적극적인 관심으로 과감한 육성정책을 펼쳐야 한다. 스마트물류에 관한 종합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현장 경험이 반영된 교육이 되어야 한다. 특히 부산 동남권은 해운항만과 항공물류 분야의 융합형 스마트물류 인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인력양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스마트물류로 대표될 미래 물류산업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지금은 정부, 지자체, 대학이 함께 움직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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