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적은 친구”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속히 가까워진 중·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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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시아 반군과 대치하는 우크라이나 아우디이우카 최전선에서 2일(현지시간)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2017년 반군과의 전투에서 숨진 친구를 기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 격화에 따라 미국·서방과 중국·러시아 간 신냉전 체제가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서방으로부터 전방위 압박을 받는 러시아가 중국과의 관계 밀착에 더욱 힘쓰는 모습이다. 사실상 우크라이나 침공 시 전례 없는 수준의 제재를 가하겠다는 서방의 압박에 돌파구를 찾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 “중국은 가까운 이웃” 기고
올림픽 계기로 양국 정상회담도
서방 압박에 돌파구 모색 관측
미국·서방과 신냉전 가속화 우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중국 신화통신에 기고한 ‘러시아와 중국 :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적 동반자’라는 글에서 “(중국은)수세기 동안 우정과 신뢰의 전통으로 연결된 가까운 이웃”이라고 밝혔다. 또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면서 포괄적 동반자 관계와 전략적 협력의 양국 관계는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4일 방중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국제적 이슈를 비롯해 무역·의학 등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를 할 뜻도 전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의 외교 정책 조율은 세계와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사한 접근법에 기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가장 중요한 국제 행사’라며 치켜세우며 “최근 스포츠를 정치화하려는 시도가 강화되고 있지만 이는 올림픽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며 미국과 서방을 겨냥한 목소리도 냈다.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에는 러시아와 중국을 잇는 새로운 가스 파이프라인인 ‘시베리아-2’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침공 현실화로 서방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했을 때 시베리아-2가 러시아 경제에 생명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안보 담당 보좌관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러시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미국의 제재로부터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는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2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한다며 미군 3000명을 독일, 폴란드, 루마니아 등에 추가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8500명 규모 미군에 유럽 파병 비상대기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러시아는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다”며 강력 비난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유럽의 나토 회원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다짐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며 반겼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미국의 결정에 “누구에 의해서도 정당화되지 않은 비건설적 행보”라고 비난했다. 반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가 지휘하는 지중해 훈련에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호를 파견한 것에 더해 이뤄졌다. 미국의 다짐을 보여주는 강력 신호”라며 환영했다.

한편 이같은 군사적 긴장 고조 속 우크라이나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유럽 국가의 시도도 잇따른다. AFP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일 사태 논의를 위해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조만간 우크라이나 문제 논의를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전쟁 가능성에 대해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우크라이나 국경에 수많은 군부대가 배치된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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