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바뀐 부산공동어시장 사장 선거, 공정성·투명성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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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 대표이사 선거를 앞두고 어시장 측이 외부인사로 구성된 ‘대표이사 추천위원회’를 없애는 내용의 정관 변경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선거절차 변경으로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어시장에 따르면 어시장은 대표이사 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의 후보자 추천 없이, 어시장 지분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5개 출자수협(대형선망·대형기선저인망·서남구기선저인망·부산시·경남정치망) 조합장이 바로 후보자 자격심사 후 선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정관을 개정하고 총회 의결을 거쳐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 승인을 받았다.

외부인사 구성 추천위원회 폐지
지난해 정관 변경 해수부 승인
출자수협 조합장들 권한만 키워
공공성 담보할 추천위 부활 절실

개정 전에는 5개 수협 조합이 추천하는 외부인사 5명, 해양수산부·부산시·수협중앙회 추천인사 3명, 전문기관 인사 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 추천위가 심사를 통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후보자를 추천하게 돼 있었다. 이렇게 추천된 후보자는 5개 수협 조합장의 과반수 찬성표를 받으면 대표이사로 당선되는 방식이었다. 즉, 새로 바뀐 정관에서는 외부인사로 구성된 추천위 구성 자체를 없앤 것이다.

어시장 측은 지난 대표이사 선거가 수차례 파행된 원인이 추천위 제도에 있다고 보고 정관을 개정했다는 입장이다. 2018년과 2019년 어시장 대표이사 선거는 3번의 파행을 겪었다. 2018년 8월, 10월에 진행된 3번의 선거에서 추천위가 추천한 후보들이 모두 총회에서 당선에 필요한 출자 조합장 찬성표를 얻지 못했다. 이후 2019년 어시장 측은 추천위에 외부인사를 추가로 영입하고, 대표이사 선출 시 5개 출자 조합장 정족수의 3분의 2 찬성 방식에서 과반수로 변경했다.

어시장 관계자는 “추천위가 추천한 후보들이 총회 의결 단계에서 매번 부결됐고 이는 행정낭비를 초래했다. 개정된 정관에 따르면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인 조합장들이 직접 대표를 뽑을 수 있다”면서 “정관 개정은 어시장의 단독 결정이 아니며, 부산시와 해수부의 의견 조회 및 승인을 모두 받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추천위 구성 폐지 결정은 외부인사를 배제함으로써 공정성·투명성·전문성 등을 담보할 수 없고, 자칫 출자 조합장들의 입맛에 맞는 인사가 어시장 대표이사로 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지난 대표이사 선거가 파행을 겪은 이유는 추천위 제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총회에서 5개 출자 조합장 정족수의 ‘3분의 2 찬성 방식’에 문제가 많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5명의 조합장 중 4명(3분의 2)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규정에서 3명(과반수)으로 바뀌고 나서는 파행이 마무리됐다.

한 수산업계 관계자는 “선거 파행의 원인을 추천위 제도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5개 조합장들이 자신들의 권한을 강화시키기 위해 추천위 폐지를 강행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때문에 추천위를 없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추천위의 개혁을 통해 추천위의 실질적 권한을 강화함으로써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 2009년 처음으로 도입된 추천위는 5개 조합장들의 ‘거수기’ 노릇을 한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2018년 선거 파행 이후 당초 6명의 추천위원에서, 부산시·수협중앙회·전문기관 추천 등의 외부인사가 더욱 늘어나 9명의 추천위원으로 바뀐 바 있다. 특히 어시장 현대화 사업에 막대한 금액의 국비와 시비가 들어가는 등 어시장은 일종의 준공공기관 성격을 띨 수밖에 없는데, 외부인사로 구성된 추천위를 없앤 것은 오히려 시류에 역행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어시장이 공공성을 띠는 기관임을 고려한다면 추천위의 외부인사를 더 늘리는 등 공정한 심사가 이뤄지게 해야 하는데, 이번 정관 개정은 거꾸로 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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