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김선태(왼쪽) 감독과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기술코치가 5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이 끝난 뒤 비디오 판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첫날부터 중국이 애매한 비디오 판정으로 금메달을 따내면서 ‘홈 어드밴티지’ 문제가 불거졌다.

중국은 5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에서 판정 시비를 거쳐 기사회생한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0m 혼성계주 준결승서 3위
2위 미국, 페널티 받아 기사회생
개최국 어드밴티지 논란 불붙어

애초 중국은 이날 준결승에서 4팀 중 3위를 기록, 상위 1~2팀이 오르는 결승에 오르지 못할 처지였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심판진이 비디오 판독을 거쳐 2위 미국에 페널티를 부여했고, 중국이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중국은 결승선까지 13바퀴를 남기고 3위로 달리다가 선수 교대를 시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선수가 중국 런쯔웨이와 장위팅 사이에 끼게 됐다. 런쯔웨이는 러시아 선수의 터치를 장위팅이 한 것으로 착각해 출발했고, 결국 장위팅의 터치 없이 그대로 경기가 진행됐다. 이후 중국은 헝가리와 미국의 뒤를 이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메달이 걸리지 않는 파이널B로 향해야 했다.

그러나 경기 후 심판진은 10여 분의 비디오 판독을 거쳐 중국의 터치 과정에서 진로를 방해했다며 러시아를 실격 처리했다. 이와 함께 미국도 남자 대표팀의 라이언 피비로토가 교대 상황에서 일찍 레이스 라인(블루 라인)에 진입해 중국의 진로를 방해했다며 실격시켰다. 반면 터치 없이도 경기를 진행했던 중국은 아무 페널티도 받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이 개최국 이점을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주장 곽윤기(고양시청)는 지난 2일 “선수들이 (중국 홈 텃세) 의식을 많이 하고 있다. ‘바람만 스쳐도 실격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결승 진출권을 눈앞에서 뺏긴 미국 선수들은 간접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미국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마메 바이니는 “확실히 재밌는 판정”이라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체념했다. 반칙 판정을 받은 피비로토는 “내가 실제로 뭘 했는지도 몰랐다. 접촉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완전무결한 경기를 펼쳤다”고 강조했다.

논란에 대해 김선태 중국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판정은 심판이 내리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