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해선 승객 폭증, 배차 간격 이대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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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울산을 연결하는 동해선 복선전철 2단계(부산 일광~울산 태화강)가 지난해 12월 개통한 이후 승객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배차 간격은 제자리여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동해선 전 구간(부산 부전~울산 태화강)은 2단계 구간 개통 이후 한 달간 이용객이 8만 9638명으로 개통 직전 한 달보다 46%(2만 3078명)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부전역(77%)과 벡스코역(24.5%), 법조타운 거제역(23.4%) 이용객이 늘어나는 등 부산·울산 시민의 동해선을 이용한 상시 출퇴근으로 교통 분산과 사회적 비용 절감, 두 광역도시의 사회·경제적 통합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도권 전철망 형평성에도 어긋나
코레일, 메가시티 발전 우선시해야

문제는 동해선 2단계 개통으로 승객은 폭증하지만, 배차 간격은 6년 전인 2016년 1단계 개통 때에 설정된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실제로 출퇴근 시간대 배차 간격은 15분으로 열차 내 혼잡도가 극심하고, 열차를 놓치면 다시 기다리느라 지각 사태마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평상시에도 배차 간격이 25~30분으로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오는 3월 동부산 오시리아관광단지에 ‘롯데월드 부산 더 포레스트’가 개장하고,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면 이용객이 더욱 늘어나면서 혼잡도가 극심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부산·울산시와 지역 정치권까지 긴 배차 간격 단축을 요구하고 있다.

사실 배차 간격 단축은 문재인 대통령까지 참석한 2단계 개통 행사 이전부터 꾸준하게 제기됐던 문제다. 부산과 울산시는 코레일과 배차 간격 단축 협상을 벌였지만, 코레일 측이 추가 편성 열차 구입비와 연간 운영비 부담을 놓고 난색을 표시하면서 아예 진척조차 되지 않았다. 시민 불편보다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코레일의 자사이기주의로 인해 수십 조 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된 광역교통망의 당초 목적은 뒷전으로 밀려난 셈이다. 부산·울산시도 “코레일과 배차 시간을 출퇴근 시간대 10분, 평상시 20분으로 줄이는 방안을 다시 협의하겠다“고 밝혔지만,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메가시티 출범을 앞두고 개통한 동해선 복선전철은 부산과 울산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만드는 중요한 광역교통기반시설이다. 메가시티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편리하게 만들기 위한 동해선의 배차 시간은 하루빨리 단축해야 한다. 출퇴근 시간 3~4분, 평상시 6~8분 운행 간격인 부산도시철도 1~4호선, 수도권 광역전철망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수익성이 이유라면, 이용객이 늘도록 유도하는 게 더욱 현실적이다. 코레일이 광역철도 설립이란 국가 정책 목표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공기업이라면,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지 말고 배차 간격을 당장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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