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해 본 적 없다”는데도 끊이지 않는 ‘단일화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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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대선이 한 달 남은 가운데 정치권은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단일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남은 기간 대선 정국 최대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다만 두 사람의 단일화 실효성을 두고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시각과, 실제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상존한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교체 여론은 50%를 넘는 반면 정권재창출 여론은 40% 초반대에 그친다. 문재인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윤 후보와 지지율 차이는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박빙 승부 ‘승리 방정식’ 인식
야권에서 다양한 분석 쏟아져
일부선 “도움은커녕 악영향”
‘데드라인’ 앞두고 논란 가열


이에 야권에서는 정권교체 열망을 위해 윤석열,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윤 후보 약점인 정책 역량 부족 부분을 안 후보가 채워 줄 수 있으며 윤 후보의 높은 비호감도 또한 희석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안 후보가 부산 출신이라는 점을 적극 활용, 정권교체 여론을 따라가지 못하는 부산·울산·경남(PK) 윤 후보 지지율도 견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 당일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윤 후보에게 필요한 부분을 안 후보가 보완할 수 있는 만큼 후보와 지도부의 전향적 태도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단일화를 하더라도 실제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미미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이들 (지지층)전부 우리 후보에게 흡수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안 후보 지지율의 절반 정도만 윤 후보에게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윤 후보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최근에는 ARS뿐만 아니라 전화면접 방식 여론조사에서도 윤 후보가 1등을 기록하는 상황에 야권 단일화 이야기가 조명을 받으면 자칫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며 “투표 전 단일화가 불발된다 하더라도 실제 민심은 정권교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윤 후보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내에서도 다양한 분석이 존재하면서 단일화 첫 데드라인인 대선 후보 등록기간 전까지 사실상 두 사람이 손을 잡을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안 후보는 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제가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러 나왔다”며 윤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는 ‘윤 후보가 사실상 여론조사가 아닌 후보자 간 담판을 하자고 단일화 방식을 제안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담판 형식은 어떤가’라는 질문에도 “단일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 않다 보니 방식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은 더더욱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간 안 후보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쏟아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같은 날 한 라디오에서 “안 후보의 처지를 봤을 때 단일화는 가당치 않다”며 “안 후보 측과 직접 소통을 안 하고 있고, 단일화 방식에 대한 고려도 안 한다”고 일축했다.

두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의 문제가 남아 있다. 단일화에 대한 당내 공감대 형성, 단일화 방법을 논의하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톱다운 방식을 통한 원샷 협상을 유력하게 본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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