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롯데타워, 안전점검 뒤늦게 착수… 또 약속 어긴 롯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롯데그룹이 ‘부산 롯데타워’ 공사 재개를 위해 지난달 이행하기로 한 안전점검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이 최근 타워 외관 디자인을 공개하기로 했다가 취소(부산일보 1월 24일 자 1면 등 보도) 한 데 이어 부산시민을 상대로 희망고문을 반복한다는 비난이 거세다.

롯데그룹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안전점검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부산시는 “제시한 계획마다 늦어지고 있어 협의는 더이상 의미 없는 수준”이라며 또다시 경고했다.

당초 1월 실행 계획 제출 불구
롯데그룹 “10일부터 절차 진행”
앞서 외관 디자인 공개도 미뤄
“협의 더 이상 의미 없는 수준”
시, 경영진 의지 등 재차 촉구

9일 롯데그룹은 부산 롯데타워 건립 공사 재개를 위한 안전점검 절차를 10일부터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건설기술진흥법상 안전점검은 공사 부지 지반, 기계설비, 주요 시설물의 상태 점검 등 본격적인 공사를 앞두고 전반에 대한 안정성을 점검하는 절차다.

부산 롯데타워는 2008년 공사를 시작한 이후 2019년 지하 공사를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3년간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롯데그룹 측 설명에 따르면, 안전점검이 이뤄진 이후에 부산 롯데타워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며 안전점검에는 한 달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이 뒤늦게 안전점검 절차에 착수했지만, 비난 여론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부산 롯데타워 외관 디자인 공개와 안전점검 절차 등 롯데그룹이 앞서 부산시와 부산시민에게 약속한 모든 이행 계획이 잇따라 지켜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롯데그룹은 부산시에 실행계획서를 제출하고 월별 이행 계획을 제시했다. 실행계획서상 롯데그룹은 1월 중에 착공을 위한 안전점검 절차를 거치고 부산 롯데타워 외관 디자인을 대중에게 공개하기로 했으나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

앞서 부산시는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자 롯데그룹 측에 올해 5월 31일까지인 부산 롯데타워의 백화점동과 아쿠아몰동, 엔터테인먼트동 등의 임시사용승인 기간 연장을 검토하지 않겠다고 엄포한 바 있다. 임시사용승인 불허 기준은 본격적인 사업 추진 단계라 할 수 있는 착공 여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롯데그룹은 3월 내 부산 롯데타워 착공을 약속했다.

부산시는 안전점검 계획마저 늦어지자 “실무진과의 협의는 더 이상 의미 없다”며 롯데그룹을 향해 또다시 날을 세웠다. 20년간 지연된 사업인 데다 롯데그룹 측이 실행계획서 제출로 약속까지 한 만큼 계획이 더는 지연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김필한 부산시 건축주택국장은 “1월 디자인 공개에 이어 안전점검까지 롯데타워가 제시한 세부적인 로드맵이 전부 늦어지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공사 재개 또한 당연히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경영진 의지가 담긴 진전된 내용의 확정안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롯데그룹 측은 월별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3월 착공은 차질 없이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안전점검 필요성 등에 대해 검토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하게 계획이 지연됐다. 조만간 부산시와 협의해 안전점검에 최대한 속도를 낼 계획”이라면서 “타워 외관 디자인 공개를 포함한 계획들이 늦어지고 있으나, 3월 착공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곽진석·변은샘 기자 kwa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