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괴물’ 김민석 앞에 ‘편파 판정’ 끼어들 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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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괴물’ 김민석(22·성남시청)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한국 대표팀의 첫 메달을 따내며 ‘빙속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김민석은 쇼트트랙 종목에서 빚어진 ‘편파 판정’ 논란을 걷어내고 당당히 시상대에 오르며 선수단에 희망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와 함께 ‘편파 판정’ 논란은 한국과 중국 네티즌들의 ‘장외 전쟁’으로 옮겨붙고 있다.

김민석은 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1분44초24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땄다. 김민석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입상에 성공했다. 아시아 선수가 남자 1500m에서 입상한 것은 김민석이 유일하다. 이 종목 2연속 올림픽 메달도 김민석이 아시아인 최초다.

남 1500m 1분44초24 기록 동
‘쇼트 분노’ 씻어준 한국 첫 메달
아시아 최초 두 대회 연속 메달
오심 논란, 한·중 ‘장외 전쟁’ 격화
인터넷·SNS 등서 반중 정서 고조

김민석의 메달은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다. 김민석의 활약은 7일 쇼트트랙 종목에서 ‘편파 판정’ 논란으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를 극복하고 거둔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한국 대표단은 쇼트트랙에서 빚어진 심판진들의 납득할 수 없는 판정으로 분노와 좌절의 분위기가 깊었다. 하지만 김민석이 어떤 논란도 없이 당당히 실력으로 시상대에 오르면서 선수단의 분위기는 되살아나고 있다.

김민석도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김민석은 시상식을 마친 뒤 “베이징 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을 딸 것이라고 상상을 못 했다”며 “쇼트트랙에 불상사가 있었는데, 나라도 메달을 따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은 국내외에서 확산되고 있다. ‘문화 동북공정’에다 올림픽 정신까지 훼손되는 상황이 빚어지면서 한국 내 중국에 대한 반감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일부 한국 네티즌들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에 ‘NO’ 글자를 넣고 ‘보이콧 차이나’ 등의 이미지를 넣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세계 주요 SNS 중 하나인 트위터에는 중국에 대한 항의 게시물이 20만 건 이상 게재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남자 쇼트트랙 준결승 경기 결과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소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풍자하는 게시물도 넘쳐나고 있다. ‘이번 올림픽은 눈 뜨고 코 베이징올림픽’, ‘베이징 올림픽 룰은 ‘한국실격’ 등 중국의 불공정한 경기 운영을 성토하는 글이 게시되고 있다.

중국에서도 일부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쇼트트랙 사건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한 한국 유명인사를 향한 ‘댓글 테러’도 빚어지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리더인 RM은 지난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서 실격당한 황대헌 선수의 경기 영상에다 박수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이모티콘을 더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중국 네티즌들은 해당 게시물의 댓글창에 구토하는 이모티콘을 올리며 비난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과 윤홍근 선수단장은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선수촌에서 쇼트트랙 판정 논란과 관련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얀 데이케마 회장과 화상 면담을 했다. 이 회장과 윤 단장은 편파 판정에 대한 강한 항의와 향후 경기에서의 올바른 판정을 촉구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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