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택시 안에서 잠 청하는 창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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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을 끝낸 창현 씨는 회사 세면실에서 간단하게 속옷과 양말 빨래를 합니다. 그리고 종일 함께 했던 택시로 돌아와 잠을 청합니다. 다리가 펴지지 않는 불편한 공간이지만, 그에게 남은 건 택시밖에 없습니다. 손과 허리를 심하게 다쳤던 창현 씨는 그나마 운전을 할 수 있다는 걸 위안으로 삼고 있습니다.

부모 빚 갚다 손가락·허리 장애
신불자 전전하다 운전대 잡아
코로나 타격… 잠잘 데도 없어

어릴 적 꿈은 피아니스트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모의 사업 실패로 꿈을 접어야 했고, 대학 입학도 포기한 채 바로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업소를 돌며 피아노를 치는 일로 돈을 모았고, 부모와 함께 남은 빚도 조금씩 갚아갔습니다. 사고는 한순간이었습니다. 업소 손님들이 시비가 붙었고, 놀란 창현 씨는 그들을 말리다 그만 손가락을 크게 다쳤습니다. 결국 장애를 얻었고, 피아노 건반을 더는 두드리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즈음에 2층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허리를 심하게 다쳐 장기간 병원에 입원하는 불운도 겪었습니다.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됐고, 몸도 성하지 않으니, 먹고 살길이 막막했습니다.

이번엔 노모가 위암 말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마지막 재산인 집 보증금을 빼고, 소중히 보관했던 악기들도 팔아 가며 간병했지만, 일 년 뒤 노모는 떠났습니다. 남은 건 상실감과 통장의 빈 잔고뿐이었습니다. 어느새 창현 씨는 신용불량자가 됐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다친 몸으로 이런저런 불안정한 일자리를 거쳐 택시 운전대를 잡게 됐습니다. 남 탓하지 않는 성실한 성격이다 보니,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겁니다.

불행히도 코로나19와 불경기가 창현 씨를 나락으로 밀어내고 있습니다. 수입이 급감했습니다. 약간의 여유가 있어도 버티겠지만, 절박한 상황의 창현 씨는 쉽지가 않습니다. 보증금이 차감돼 방을 비워줘야 했습니다. 간단한 세면도구와 속옷, 수건 몇 장만을 챙겨 택시에서 생활한 지 8개월이 지났습니다.

창현 씨는 그동안 웬만하면 혼자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려 애쓰며 살았습니다. 끝까지 버티다 최근 행정복지센터 문을 두드렸고, 도움을 얻어 임대주택도 신청했습니다. 문제는 임대주택 보증비 마련도 버겁다는 겁니다. 창현 씨가 택시에서 쪽잠을 청하며 운전대를 놓지 않는 것은 여전히 삶의 의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다리를 뻗고 잘 수 있는 작은 방이라도 구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수영구 복지정책과 김종남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또는 부산은행 인스타그램(@bnk_busanbank)에서 ‘좋아요’ 클릭.

△지난달 28일 상현 씨 후원자 69명 244만 3520원(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클릭 110만 5000원)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9시 30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지난달 21일 자 선규 씨
지난달 21일 자 선규 씨 사연에 80명의 후원자가 233만 1260원을, BNK 부산은행 공감클릭을 통해 133만 1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선규 씨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비와 수술비로 지출할 예정입니다. 후원금 소식에 선규 씨는 따뜻한 관심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건강을 회복해 성실한 일상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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