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안 단일화’ 1차 데드라인 코앞, 장외 신경전만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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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대선 막판 변수로 떠오른 야권 단일화가 1차 시한으로 꼽히는 후보 등록일(오는 13~14일)을 앞두고 제자리걸음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모두 며칠째 장외 발언만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안철수 “이미 유세차 계약했다”
윤석열 ‘10분 단일화’ 제안도 퇴짜
“후보 등록 전 성사 어렵다” 관측
‘급물살’과 ‘불발’ 예측 혼재 상황

안철수 후보는 1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네이버 광고와 유세차 계약을 완료했다”며 “네이버의 경우 큰 당만큼은 아니지만 20억 원 계약을 마쳤다. 해야 하는 것은 다 했다”고 밝혔다. 전날(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후보 등록하고 공식선거운동이 15일부터 시작되면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는데 (안 후보 측에서는)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말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두 후보 모두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 뒀지만 이처럼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이유는 방식을 둘러싼 양측의 셈법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안 후보와)10분 안에도 단일화를 끝낼 수 있다”며 ‘일대일 담판’을 제안했지만 안 후보는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자신 위주로 하겠다는 말로 들려서 우려스럽다”며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윤 후보가 오는 11일 토론 이후 1박2일 일정으로 호남행에 나서는 만큼 14일 후보 등록 마감 전 단일화는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후보 등록 이후에도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치권에서는 투표용지 인쇄(28일)와 사전 투표(3월 4∼5일) 등을 단일화 분수령 시점으로 꼽는다.

이처럼 양측이 지루한 줄다리기를 이어나가자 국민의힘 출신 전직 의원 191명이 나서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박관용·김형오·박희태·강창희·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전직 의원들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통해 “후보 단일화는 승리의 길이고 통합의 길이다. 정권교체를 간절히 바라는 국민의 절체절명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정의화 전 의장은 “현재 안이한 낙관론과 자강론이 나오는 것에 당원과 국민은 불안해한다”면서 “어찌 섣부른 요행에 나라의 미래와 정권교체를 걸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선거에 이력이 난 우리는 단일화 없이 승리도 없다는 경험을 실패 속에서 배워 왔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 후보의 완주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새어 나온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이번 대선은)안 후보가 지금까지 선거에 나온 과정 중에서 끝까지 완주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거”라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가 지금 전국 100여 개 사무실을 계약하고 30여 대의 유세차량을 준비하고 언론사 등과 이미 광고계약도 진행하고 있다”며 “물론 모든 것이 다 준비는 안 되는 것 같은데 완주 의지가 강한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후보 단일화에 적극 나설 의지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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