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첫 학교돌봄터, 운영자 선정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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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최초로 운영되는 부산진구 학교돌봄터의 위탁 운영자 선정 결과를 두고 논란이 인다. 부산진구의회 등 일각에서는 최종 선정된 법인이 일부 심사기준 항목에서 자격미달인 데다 한 구의원 가족이 해당 법인 관계자라는 점에서 선정 과정의 공정성에 의혹을 제기한다.

13일 부산진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부산진구 초읍초등학교 학교돌봄터의 수탁자로 A 법인이 최종 선정됐다. 학교돌봄터란 초등학교가 공간을 제공하고 운영은 지자체가 맡는 돌봄시설로, 맞벌이 가정 등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자체의 학교돌봄터 운영은 부산 최초로, 예산 2400여만 원이 투입된다.

초읍초등 학교돌봄터 운영 법인
설립 1년 미만에 자산 현저히 적고
구의원 가족 재직해 공정성 논란
부산진구청 “심의위 결정 따른 것”

학교돌봄터의 수탁자 선정은 서류심사 이후 구청 공무원, 관련 전문가 등 9명으로 구성된 수탁자 선정심의위원회의 최종 심사를 거쳐 진행됐다. 지난해 6월 공모에 5곳의 법인이 신청했으며 이 중 A 법인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선정됐다.

그러나 부산진구의회 내부에서는 학교돌봄터 수탁자 선정 과정에 의혹을 제기한다. 다른 신청 법인들의 자료를 비교한 결과, 최종 선정된 A 법인이 보유한 자산 규모가 제일 작고 설립 허가일도 늦어서 심사기준인 사업수행능력과 재정능력 미달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A 법인은 2020년 11월 3일에 설립돼, 학교돌봄터 운영을 신청할 당시 설립 1년 미만이었다. 신청한 다른 법인 4곳은 최소 6년 이상 운영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A 법인의 재산총액은 300여만 원으로, 다른 법인에 비해 자산 보유 수준이 현저히 낮았다. 또 A 법인에서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의 센터장에는 부산진구의회 장백산(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족이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부산진구의회 의원은 “A 재단은 운영 실적이 없거나 보유 자산이 제일 적어 심사기준의 주 항목인 사업수행능력과 재정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가 없는데, 서류심사를 통과했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구의원의 가족이 해당 법인 관계자로 확인된 만큼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진구청은 수탁자 선정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진구청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서류심사에서 점수 차가 크지 않아 최종 프레젠테이션 등에서 점수 차가 벌어졌다고 전해 들었다”며 “구청 내부 선정이 아니라 선정심의위원회의 결정을 따른 것이므로 이해관계는 개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 법인 관계자로 거론되는 장백산 의원은 “가족이 법인에 근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식 공모를 거쳐 선정된 것”이라며 “관련 부서와의 접촉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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