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의 베이스캠프로 새 문화지형 개척에 힘쓸 것”
부산문화재단 이미연 새 대표이사
부산문화재단 이미연 대표이사는 취임 1달을 맞아 부산 남구 감만동 감만창의문화촌에서 부산문화의 베이스캠프로서 부산문화재단이 할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부산문화재단은 부산문화의 베이스캠프로, 새로운 지도를 만들고 탐험을 통해 길을 개척해야 합니다.”
(재)부산문화재단 이미연 대표이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도래한 새 일상의 시대에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고, 재단은 문화지형의 예측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부산문화재단에 취임한 지 한 달이 됐다. 재단 생활문화본부장 출신인 이 대표는 ‘재단을 잘 아는 대표’인 동시에 재단 설립 이후 첫 여성 대표로 주목을 받았다. “본부장 임기를 마치고 잠시 재단을 떠나 있다가 공모를 통해 다시 돌아왔습니다. 취임사에서 직원들에게 부드럽고 따뜻하지만 강인하게 내외부와 소통하며, 열린 경영에 힘쓰겠다고 말했습니다.”
재단 본부장 출신 첫 여성 대표 ‘주목’
예술인은 물론 예술 유통·소비까지 지원
선순환적 지역문화생태계 조성 심혈
조선통신사 기념관 조성 등 ‘브랜드화’
내외부 혁신위 구성, 조직 개편 단행
2009년 출범한 부산문화재단은 2019년 향후 10년 중장기 목표인 ‘부산문화재단 비전 2030’을 발표했다. “비전을 발표하고 이듬해 바로 코로나가 시작됐습니다. 비전 2030은 문화현장의 미래를 예측하고 정책 이슈와 전략 목표에 대한 수평적 의사소통을 반영해서 만들어졌기에, 5대 전략을 그대로 가져가도 될 것으로 봅니다.” 5대 전략은 ‘문화예술을 통한 지속가능 도시환경 조성’ ‘플랫폼형 지원체계로 예술 생태계 회복’ ‘참여하고 기획하는 시민 문화권 확산’ ‘평화와 연대의 아시아해양문화 허브 구축’ ‘소통과 협력으로 열린 경영 실천’이다. 이 대표는 “비대면 문화예술콘텐츠 활성화, 기술과 예술의 창의적 융합, 메타버스 등 환경 변화에 맞춰 5대 전략이 새로운 상상력의 시대를 관통하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게 세부 추진 과제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선순환적 지역문화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했다. “2021년 부산예술인 실태조사에서 청년예술인의 50%가 ‘지역을 떠나겠다’고 답한 것을 봤습니다. 안정적 지역문화예술 생태계 조성을 위해 예술인 지원 확대는 당연한 일이고, 예술 유통과 소비 영역까지 지원을 강화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문화예술지원사업에 있어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문화예술지원사업 개선방안을 연구해서 2021년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공연장 상주단체육성 지원을 공공 공연장에서 민간 공연장으로 확대해서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 대표는 장르별 촘촘한 지원제도 강화를 위해 코로나로 가장 타격이 컸던 공연예술 분야에 대한 중장기 발전 방안 연구를 올해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설립 13년이 된 부산문화재단은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대표는 “타 광역재단과 비교해서 인력구조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현재 재단 간부직 포함 직원 65명 중 무기계약직이 27명이다. “정규·무기직 가리지 않고 임금 인상, 승진체계 개선 등 처우 개선이 절실합니다. 내외부 위원을 위촉해 혁신위원회를 조직하고 문화정책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조직 개편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대표는 “부울경 메가시티, 2030 부산엑스포, 문화분권추진 등 문화환경 변화를 견인할 새 본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는 9월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 시행을 앞두고 부산예술인복지센터의 역할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재단 사업 예산 348억 중 통합문화이용권 사업을 빼면 실질적 사업비는 190억 원이다. 이 중 고유목적사업이 44%, 위탁 등 대행사업 비율이 56%를 차지한다. 이 대표는 “위탁사업비를 출연금으로 조정하는 것과 출연금 총액 출자를 통해 사업 경중에 맞게 예산을 조정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부산시와 이 방향에 맞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단 적립금 추가 확보도 과제다. “현재 적립금은 347억으로, 현금 출자는 3년째 답보 상태입니다. 적립금 추가 확보를 지속적으로 시에 건의하고 있으며, 현금 출자가 불가할 경우 부동산 등의 현물 출자 검토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재단의 기본재산 활용에 대해서는 “예술창작공간, 문화예술교육공간, 시민문화공간 조성 등 재단의 고유목적사업과 접점을 찾는다는 관점에서 행정절차에 따라 면밀하게 준비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우리 직원들은 부산의 문화꽃밭을 가꾸는 사람”이라고 했다. “직원이 신명나게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경영을 하는 대표가 되고 싶습니다. 재단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사업이 올해로 등재 5주년을 맞이합니다. 조선통신사 사업이 부산과 재단의 시그니처 사업으로 브랜드화될 수 있도록 기념관 조성 등을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