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세 차량 사망 사고, 안 후보만의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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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자마자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15일 충남 천안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유세 버스에서 운전기사와 지역 선대위원장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질식사로 보인다. 또 이날 부산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유세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운전기사와 구의원 등 2명이 다쳤다. 대선이 중요하지만 사람 목숨보다 중요하지는 않다. 남은 기간 모든 후보의 선거 운동에서 유사한 일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 시대 선거 안전이 가장 중요
재발 않도록 점검하고 수칙 강화해야

안 후보의 천안 유세 버스는 문이 닫힌 채 시동은 켜진 상태로 내부에서는 냄새가 났다고 한다. 게다가 안 후보의 강원 지역 유세 버스에서도 운전기사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병원 치료를 받는 사고가 있었다. 유세 버스의 자가발전 장치에서 일산화탄소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의당은 이 같은 유세 버스 18대를 운용 중이라니 당장 안전점검부터 받아야 한다. 안 후보는 대선 행보를 일단 멈추고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모습이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의 말처럼 지금은 선거운동에 부담을 생각할 때가 아니고 돌아가신 분과 입원해 계신 분들을 애도하고 쾌유를 기원하는 일이 가장 큰 일이다.

유세 차량 사고는 비단 안 후보만의 일이 아니다. 임시로 개조해 만든 차량인 데다 차체도 높고 스피커 등 각종 장비도 실려 사고 위험이 상존한다. 선거 때마다 각 당에서 이런저런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2012년 대선 때는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의 보좌관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선거를 흔히 전쟁에 비유한다. 특히 승자독식의 대선판이라 사생결단으로 승리하기 위해 빡빡한 일정에 절차와 규정 따위는 무시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나선 대통령을 뽑는 선거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 목숨이 위협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유세 차량을 빈틈없이 점검하고, 안전 수칙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 사고에 대해 각 당은 일제히 위로를 전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장례식장을 직접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조문할 것이라고 한다. 단일화 논쟁이 오간 윤 후보와 안 후보의 공식 선거 운동 개시 이후 첫 만남이라 큰 관심이 쏠리는 게 사실이다. 선거 관련한 애통한 죽음 앞에서 정치 공학적 계산만을 앞세우는 일은 너무 비인간적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경찰이 수사 결과에 따라 중대 재해 처벌에 관한 법률을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니 부끄러운 일이다. 각 당은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데 그치지 말고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나 코로나 시대 선거에서 안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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