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톡톡] 반려동물도 정신질환 걸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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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지 큰마음동물메디컬 재활한방센터 수의사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일상을 뒤바꿔버린 코로나로 인해 우리들의 일상에 큰 변화가 생겼다. 경제·사회·문화적으로 제약이 많아졌고, 설 명절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족 간에 쉽사리 만날 수가 없었다. 코로나(Covid-19)와 우울감(blue)을 합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이는 코로나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뜻한다. 이렇듯 우리들은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로 정신질환에 걸릴 수 있다. 그렇다면 반려동물들에게도 이러한 정신질환이 생길 수 있을까? 물론이다. 반려동물들도 다양한 원인에 의해 무기력, 분리불안, 우울증, 뇌전증 등 다양한 정신질환에 걸릴 수 있다.

반려동물에게 이러한 정신질환이 생겼다면, 이를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치료법이 있겠지만, 양방학적으로는 수의사와 상담 후 신경 안정제 등의 약 처방을 하게 된다. 한의학 관점에서 정신질환은 심장의 기능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갑자기 심장이라니 다소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예로부터 심장은 오장육부(五臟六腑)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장기로 여겨져 왔으며, 황제내경(黃帝內徑)에서도 ‘군주지관야 신명출언(君主之官也 神明出焉)’ 즉 심장은 장부(臟腑)의 군주이며 신명이 나오는 곳이라 표현했을 정도이다. 여기서 말하는 신명은 의학적 관점에서 밝음, 정신 즉 정상적인 정신작용을 의미한다. 나의 반려동물이 심하게 불안해하거나, 늘 가만히 있지 못하고 초조해하거나, 잠을 잘 자지 못한다면, 혹은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면 심장을 한의학적으로 다스려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반려동물이 평소 몸이 차고 기운이 없고 쉽게 피로하다면 심기허(心氣虛)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별것 아닌 것에도 잘 놀라고, 잠을 푹 자지 못하거나 평소 다리에 쥐가 잘 난다면 심혈허(心血虛)증을, 반려동물의 발이 차고 추위를 매우 많이 타고, 숨이 쉽게 찬다면 심양허(心陽虛)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반대로 반려동물의 발과 얼굴의 열감이 심하고, 숨을 가빠하고 불안해한다면 심음허(心陰虛) 증의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반려동물들의 뇌전증은 한의학적으로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뇌전증은 예전에는 ‘간질’이라 불렸는데 병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뇌전증으로 바뀌었다. 한의학에서는 병의 근원을 풍(風), 한(寒), 조(燥), 습(濕), 화(火), 서(暑) 6가지로 본다. 이 중에서 뇌전증은 풍(風)을 원인으로 본다. 풍에는 외풍(外風)과 내풍(內風)이 있는데, 뇌전증은 내풍(內風)이 장부기능장애를 일으키는 것을 원인으로 본다. 내풍(內風)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침 치료와 한약을 병행하여 중추신경의 과흥분에 문제가 있는 만큼 자율 신경과 몸의 긴장을 줄이며 신선한 혈의 흐름을 통해 염증 물질을 배출하고 영양공급을 통해 재생을 촉진시켜준다. 뇌전증의 경우는 양방과 한방이 어우러졌을 때 더 큰 치료 효과를 얻어 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작년 기준 뇌전증 치료를 받는 환자는 14만명 정도이며, 반려동물에서도 재활한방센터를 찾는 뇌전증 질환 환자가 적지 않은 편이다. 이런 질환을 치료하고 개선시켜나갈 수 있는 양, 한방적 치료법들이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 이제까지 양방치료만으로 정신과적 질환 치료를 해결하기 힘들었다면 한방치료의 도움을 같이 받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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