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단일화 선 긋고 PK 공략 이준석의 노림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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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에 선 긋고 부산·울산·경남(PK)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의 노림수는 뭘까?

이 대표는 김형오·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보수 원로와 사회단체의 집요한 야권 후보 단일화 요구에도 일관되게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그는 16일 안 후보의 ‘여론조사 단일화’에 대해 “우리 후보가 굉장히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지난 14일엔 “지금까지 제가 안 후보에 대해 여러 예측을 했는데 안타깝게도 이번에도 들어맞고야 말았다”며 “다시 한번 예측하자면 결국 접게될 것”이라며 안 후보의 중도 포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수 원로 단일화 촉구에 부정적
이틀간 부산서 트럭 타고 윤 지원
부산 출신 안과 ‘차차기’ 대결 포석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은 15일 “윤 후보 주변에서 다 이긴 것처럼 오만하고 촐싹대는 사람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고문이 특정인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이 대표를 겨냥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 고문은 “같은 야당에서 안 후보를 비난하거나 욕하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보수 원로와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후보 단일화만이 확실한 승리 방식인데 이 대표가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한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소극적인 이유를 두 사람 간의 개인적인 감정에서 찾는다. 두 사람은 20대 총선 때 서울 노원병에서 맞붙어 이 대표가 안 후보에게 크게 패했다. 그 뒤로도 두 사람은 자주 충돌했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차차기’ 대결구도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2027년 대선 출마가 확실하고, 안 후보도 이번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다음 대선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야권 일각에선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야권 단일 후보’를 양보한 뒤 차차기 대권 도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가 부울경 공략에 집중하는 이유도 대선 전략과 직결돼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15~16일 미니 트럭을 타고 부산 전역을 돌며 지원유세를 펼쳤다. 서울 출신으로 부친의 고향이 대구인 이 대표 입장에선 PK만 확실한 자기 편으로 만들면 차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그러나 PK엔 부산고 출신인 안 후보가 버티고 있다. 이래저래 두 사람은 충돌할 수밖에 없는 사이이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실패할 경우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난다는 점에서 ‘전략적 연대’를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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