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안철수… 단일화 ‘밀당’ 국면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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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대선 최대 변수인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공기가 미묘하게 바뀌는 양상이다.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이견은 전혀 좁혀지지 않았지만, 단일화에 대한 여론 흐름이 달라지고 있는 데다 안 후보가 최근 맞닥뜨린 ‘겹악재’로 위기를 맞게 되면서다.

유세버스 사고 후 선거운동 중단
활동 제약에 협상 여유 없어
윤 측 “지지율 월등히 앞선다” 자신
이준석도 ‘안의 중도 사퇴’ 압박


전날 ‘유세버스 사망사고’라는 예상 밖 비보를 접한 안 후보는 16일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한 채 사태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안 후보의 유세 재개는 과거 사례를 볼 때 장례 절차를 마치고 발인을 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빨라야 이번 주말에야 선거운동을 다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0% 여론조사 단일화 제안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지지율 제고가 시급한 안 후보로서는 속이 타는 상황이다.

윤 후보 측은 다자구도에서 지지율이 월등히 앞선다는 이유로 안 후보의 제안을 ‘동메달이 금메달을 뺏으려 하는 격’이라고 반박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여론조사 단일화에 대해 재차 선을 그으면서 “안 후보가 결국 정치적 명분을 찾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고, 경쟁적 단일화보다는 더 나은 명분을 제시할 수 있는 그런 예우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후보 간 담판을 통한 안 후보의 중도 사퇴가 유일한 길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이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투표용지 인쇄에 들어가는 오는 28일이 데드라인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안 후보의 활동 제약으로 단일화 협상의 시간적 여유가 없어진 것도 여론조사 단일화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이날 안 후보가 선거운동을 중단한 데 대해 “한참 쇼트(트랙)를 하다가 한 번 미끄러지면 다시 참여하기가 힘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그게 (안 후보의 대선 완주에)변수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2∼14일 전국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로의 단일화 시 윤석열 47.4%, 이재명 43.7%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 3.1%포인트,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내지만 윤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안 후보로의 단일화 시 이재명 40.4%, 안철수 33.4%로 이 후보가 오차범위 이상 우위를 보였다. 그동안 관련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단일화 경쟁력이 높은 경우가 많았던 것과는 달라진 결과다.

다만 윤 후보가 이날 저녁 충남 천안의 안 후보 측 유세차 사망자 빈소를 조문하면서 두 후보 간 ‘담판 회동’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모두 정치적 문제를 논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양당이 상호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을 통해 애도를 표하는 동시에 유세 중에 로고송 사용과 율동 등을 일시 중단했다.

선대본부 측은 “당장 단일화 담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그와 별개로 후보와 유가족들의 심경을 헤아리고자 한다”고 설명했고, 국민의당은 “윤 후보가 조문을 온다는 것 자체는 당 차원에서는 고마운 일”이라고 반응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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