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블록체인 기업 10여 곳 ‘부산 본사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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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블록체인 관련 기업 10여 곳이 대거 부산으로 본사 이전을 추진한다. 또 테슬라코리아와 NHN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은 부산에 지사를 설립한다.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이 다음주 초 부산시청에서 맺어진다. 4차산업과 관련된 기업 10곳 이상이 한꺼번에 부산 본사 이전 혹은 지사 설립을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시는 오는 21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소재 15개 기업과 함께 해당 기업의 본사 이전과 지역 투자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기업 중 12곳은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나머지 3개 기업은 부산에 지사를 설립한다.

부산시, 21일 15개 기업과 협약
본사 이전 12곳, 지사 설립 3곳
구체적 일정 추후 협의로 결정
지난해 벡스코 행사 ‘지렛대’ 역할
시, 세금 감면 등 행정적 지원 방침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 마중물 기대

본사를 이전하는 12개 기업은 미디엄, 데이터랩스, 두빛나래소프트, 펫닥 등 대부분 블록체인 혹은 IT(정보통신) 산업과 관련된 기업들이다. 이들은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해 기존 사업은 물론 블록체인 관련 신사업을 진행할 전망이다. 또한 테슬라코리아와 NHN, 대영채비 등 3개 기업은 부산에 지사를 설립하고 지역 내 우수 인재 채용 등 일자리 창출에 적극 노력하게 된다. 대영채비는 전기차충전기 제조업체다. 한편 부산시는 부산에 본사를 이전하거나 지사를 설립하는 이들 기업에 대해 세금 감면 등 다양한 행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들 기업은 향후 새롭게 지어지는 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할 예정이다. 비즈니스센터가 지어질 지역이나 구체적인 본사 이전 일정 등은 추후 협의를 통해 다시 결정하게 된다. 향후 비즈니스센터에는 입주 기업들 공동으로 블록체인기술연구센터도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말 그대로 ‘블록체인 클러스터’가 형성되는 셈이다.

이처럼 많은 기업과 본사 유치 업무협약을 동시에 맺을 수 있게 된 것에는 지난해 11월 벡스코에서 열린 ‘NFT BUSAN 2021’ 행사가 큰 역할을 했다.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여러 기업들이 부산의 블록체인 산업 육성 의지를 느꼈고, 이후 부산시와 꾸준한 협의 끝에 본사 이전까지 결정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행사 당시 본사 이전 업무협약을 체결했던 온더와 바오밥파트너스의 사례도 이번 기업들의 본사 이전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표적 블록체인 업체인 온더와 바오밥파트너스는 현재 부산 문현금융단지 내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입주신청서를 내고 본사 이전을 준비 중이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 개발기업 미디엄의 역할도 컸다. 부산시와 본사 이전을 협의하던 중 블록체인 클러스터화를 위해 미디엄과 협업하고 있는 여러 관련 기업들의 본사 이전도 설득한 것이다. 미디엄 관계자는 “부산시로부터 기술개발센터 설립을 제안 받고 ‘블록체인 클러스터를 조성하자’고 역제안했다”며 “관련 기업들이 부산에서 함께 사업을 진행할 경우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수도권 블록체인 업체들이 대거 부산 이전을 약속하게 되면서 부산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 조성에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을 기대된다. 부산시 역시 조만간 ‘블록체인기업유치조례’를 제정해 이들 유치기업에 대한 다방면의 지원을 구체화하고, 추후 더 많은 블록체인 기업 유치를 위한 제도적 근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이 블록체인 특구를 넘어 명실상부한 블록체인 특화 도시가 되기 위해선 특구 사업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블록체인 기업들이 부산에서 활동해야 한다“며 ”부산시는 더 많은 블록체인 기업 유치와 이들 기업에 대한 행정적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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