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2년 부산, 아직 함께 가야 할 길 멀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오는 20일이면 부산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꼭 2주년을 맞는다. 곡절과 인내의 세월이 흘렀건만 코로나19는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다. 하루 확진자 수가 전국적으로 10만 명 수준까지 육박하고 부산도 6000명 이상이 속출하고 있다. 당초 기대와 달리 기세가 꺾이기는커녕 연일 믿기 힘든 ‘더블링’ 수치까지 보이는 형국이다. 부산 지역 확진자 수는 2년 만에 8만 명을 훌쩍 넘어섰고 사망자는 400명을 상회한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지난해 12월 넷째 주부터 실로 경이로운 폭증세다. 치명률이 낮다고 하지만 끝도 없이 이어지는 확산세가 언제 끝날지, 방역의 끝은 어디쯤인지 불투명하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 보듬어
올해는 다 함께 위기 극복하는 해로

2년 전 1호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 부산은 코로나19 ‘청정 지대’로 꼽혔다. 국내 1호 확진자 발생 뒤 한 달이나 지나서야 부산에 코로나19가 상륙한 것인데, 당시 대구가 신천지발 확진자 폭증에 시달렸던 기억이 뚜렷하다. 지난해 11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되면서 부산은 두 번째로 큰 파고를 맞았고, 4차 대유행 시기였던 지난해 8월 세 번째 확산기에도 큰 고통을 겪었다. 발생 초기 항만과 선박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난 것은 부산만의 특징이었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면 부산은 겨울에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지금 오미크론 확산과 함께 위중증 환자마저 증가하는 만큼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

부산을 파고든 코로나19가 일상에서 많은 것을 바꿔 놓는 사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저소득자와 실업자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 받은 타격과 고통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을 정도다. 이들은 한숨과 비명조차 지를 수 없을 정도의 참담함 속에 놓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가 힘든 위기 속에서 이들과 함께하지 않는 코로나19 극복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터이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나눔과 연대를 실천해 온 고장이다. 곳곳에 ‘나눔 바이러스’를 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기부 활동, 뜻있는 건물주들의 ‘착한 임대료 인하 운동’은 그 작은 사례에 불과하다. 구성원 모두가 함께 위기를 극복한다는 마음으로 그늘지고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먼저 보듬는 정신을 살려나가야 한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서 우리는 지금 마지막 기로에 서 있다. 주지하다시피, 이 변이는 치명률은 낮지만 그 대응 결과에 따라 사회·경제 기능까지 마비되는 최악의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우리가 2년 동안의 시련과 고통 앞에서 분명하게 깨달은 게 있다면 바로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면서 함께 갈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으는 게 필요하다. 올해는 그렇게 코로나 공포에서 해방돼 모두가 일상을 회복하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