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꽉 막힌 스펙 쌓기… 자격증 시험으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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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취업난에 코로나 불황까지 겹치면서 취업준비생들이 각종 자격시험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 장기화로 단기 어학연수나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한 경력 쌓기가 어려워진 만큼, 취준생들의 ‘스펙 쌓기’의 대안으로 자격시험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상의의 사무자격시험 상시시험장에서 치러진 14종의 자격시험 접수 인원을 집계한 결과 총 14만 3363명이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10만 8959명), 2020년(10만 8436명)과 비교해 40% 가량 급증한 수치다.

단기 어학연수 아예 불가능하고
다양한 사회 경력 쌓기도 힘들어
취준생들 각종 사무자격시험 몰려
컴퓨터활용능력시험 인기 급증
부산상의 집계 1년 새 50%나 늘어

부산상의는 2001년 8월부터 부산상의 건물 지하 1층에 사무자격시험 상시시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상의에서 치러지는 사무자격시험의 종류는 연도별로 14~16종 정도다. 이 중 연중 언제라도 응시가 가능한 상설자격시험은 워드프로세서, 컴퓨터활용능력, 전산회계운용사, 한자, 무역영어, 비서 등 6종이다. 그 외 전자상거래관리사, 전자상거래운용사, 한글속기, 워드프로세서, 유통관리사, K-TEST 등 시험은 연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실시된다.

부산상의에서 치러지는 사무자격시험 중 지난해 특히 응시가 늘어난 시험은 컴퓨터활용능력시험을 꼽을 수 있다. 컴퓨터활용능력시험(실기 기준)의 경우 2020년 3만 9791명에서 지난해 6만 139명으로 50% 이상 응시생이 증가했다. 컴퓨터활용능력시험의 인기는 취업 가산점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 등 공사 공기업에서는 실무능력 검증을 위해 채용 시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컴퓨터활용능력시험뿐만은 아니다. 비서시험 역시 2020년 303명에서 2021년 511명으로 60%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신규인력 채용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높아진 취업 문턱을 넘기 위한 취업준비생들의 ‘스펙 쌓기’ 열기 또한 더욱 뜨거워진 것이다. 그 외 일부 대학에서는 해당 전공 관련 자격증 취득 시 졸업 인증 또는 학점 인정을 하는 경우도 있어 컴퓨터활용능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격증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부산상의에서 컴퓨터활용능력시험을 치른 취업준비생 김모(28)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이라면 이제 컴활 등 자격증 한 두 개는 필수적인 스펙으로 여겨진다”며 “특히 코로나 장기화로 단기 어학연수나 다양한 활동 경력 쌓기가 어려워진 만큼 취준생은 물론 재학생들까지 더욱 자격시험에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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