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야 단일화 결렬… 정책·비전 진검승부 펼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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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선거 후보가 20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제기했던 단일화 제안을 철회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 야당과 윤 후보에게 있다”면서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정권교체를 위한 수단으로 논의된 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결렬된 셈이다. 안 후보가 모든 책임을 윤 후보와 국민의힘 탓으로 돌렸지만, 자신이 먼저 제안한 야권 단일화가 윤 후보 측은 물론 국민들에게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제는 대선 주자들이 유불리를 따지는 정치적 전략·전술 대신에 정책과 비전으로 진검승부를 펼치는 데 주력할 때다.

유불리만 따지는 정치적 구태 접어야
네거티브 대신 선의의 경쟁 집중하길

대선 국면에서 흔히 등장하는 후보 간 단일화 문제는 선거 구도와 판세를 크게 바꿀 수 있는 핵심 이슈가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3·9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던 지난 13일 안 후보가 제안한 국민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단일화는 지금까지 아무런 변수가 되지 못했다. 단일화 제안 직후부터 여야 정치권의 관심과는 달리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던 것이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오를 때가 아니라 지지부진할 때 나온 제안이어서다. 권력을 나눠 갖거나 존재감을 이어 갈 의도에서 비롯된 꼼수라는 시각이 많았다. 단일화 논의에는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에 대한 고민도 보이지 않았다. 안 후보의 자진 철회로 단일화가 무산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유권자들은 이런 정치적 구태가 여전히 통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는 이번 대선에서 아직도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유독 많은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그 정도로 대선 후보들을 끝까지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유권자들의 관심과 투표 의지도 강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전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83%나 됐다. 이는 2012년 18대 대선부터 진행된 투표의향 조사결과 중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한다. 대선 후보들에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자세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21일 여야 대선 후보 4명이 중앙선관위 주관 첫 토론회를 갖는다. 4명이 맞붙는 세 번째 TV토론이자 지난 15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첫 TV토론이다. 부디 더는 무분별하고 극심한 상호 비방 등 네거티브 발언으로 국민의 정치 혐오감을 키우지 않기를 바란다. 무책임한 공약 남발을 삼가고, 국가 위기 극복과 민생 안정을 위한 꼼꼼한 방안과 비전으로 정책 대결에 임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특히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 시대정신이자 국가 최우선 과제임을 명심해 지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정책들을 보여 주길 고대한다. 남은 기간에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거리 유세보다는 유권자를 배려해 후보 간 정책토론회도 늘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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