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떠나고 군대 모여든 우크라이나… 곳곳에 침공 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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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국, 독일 등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정사실화하는 발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가 계획하고 있는 전쟁 규모가 1945년 이래 최대이며, 모든 징후가 침공 계획이 이미 시작됐음을 가리킨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피난민 유입에 대비해 국경을 개방하는 등 우크라 침공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존슨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방송 예정인 BBC1 아침 프로그램 녹화에서 “러시아가 1945년(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큰 전쟁을 계획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모든 증거가 침공 임박을 가리키고 있고 또 그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게 걱정스럽다”고 답했다. 이어 “모든 징후가 어떤 의미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계획이 이미 시작됐음을 가리킨다”고 주장했다.

영국 존슨 총리 침공 현실화 언급
“1945년 이후 가장 큰 전쟁 될 것”
독일 숄츠 총리 “침공 중대한 실수”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NSC 소집
위성사진 분석 국제안보 전문가
“러시아 미사일 즉시 발사 가능”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주재 마이클 카펜터 미국 대사의 주장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16만 9000~19만 명에 달하는 병력을 집결시켰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군사동원이다.

존슨 총리는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간스크) 지역에서 빚어지는 교전에 대해 “더 큰 행동에 나서기 위한 서막으로, 우크라이나 침략을 염두에 둔 러시아의 위장 전술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과 정상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 해소에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숄츠 총리도 앞서 1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유럽에서 또 다른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며 “위험은 결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침공은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여부를 카수스 벨리(전쟁의 명분)로 끌어올렸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결정할 필요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럼에도 서방은 러시아의 안보 요구에 대해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여지를 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일 푸틴 대통령과 다시 한번 대화에 나설 예정이다.

이 회의에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전례 없이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금융 기관과 핵심사업을 겨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은 “경제 제재에 그치지 않고 나토 동부 지역을 추가로 강화할 것”이라고도 힘줘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보고를 받고 20일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하기로 했다. 앞서 18일 바이든 대통령은 “수일 내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것이라고 확신할 만한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쪽 돈바스 지역은 물론 벨라루스에서부터 남하하여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포위하는 침공 계획을 세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은 단순한 긴장감을 넘어 점점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우크라이나 침공 시나리오는 러시아가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에서도 포착됐다. 국제안보 분석가들은 최근 촬영된 이 지역 위성 사진에서 러시아의 지대공 미사일이 즉각 발사 가능한 상태로 배치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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