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주말극 ‘신사와 아가씨’에 시청자 항의 빗발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주말 저녁 안방극장을 책임지는 가족 드라마에 부적절한 장면이 연이어 등장해 시청자의 항의를 받고 있다. 앞서 남성이 전처를 수차례 폭행하고 딸을 감금하는 장면 등으로 과도한 폭력성 논란을 부른 작품이다. 매주 토·일 저녁 방송되는 KBS2 ‘신사와 아가씨’ 이야기다.

주말 오후 8시 방송되는 이 드라마는 가족 단위 시청자가 주를 이룬다. 1995년생 입주 가정교사 박단단(이세희 분)이 자신보다 14살 연상인 기업 회장 이영국(지현우 분)과 사랑에 빠지는 게 주요 내용이다. 15세 이상 관람가로, 회당 20~30%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폭력·감금·뒷조사 장면 이어져
시대착오적 설정까지 논란 확산

최근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 19일과 20일 방송된 41·42회에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선 이영국이 박단단의 친모를 알아내기 위해 은밀하게 뒷조사를 지시하는 내용과 박단단의 동의 없이 위치를 추적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특히 이영국은 박단단에게 “친모를 찾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뒤에도 은밀히 불법 조사를 지시해 논란이 됐다. 심각한 사회 문제인 불법 뒷조사와 개인정보 문제를 소모적인 이야기의 소재로 사용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 드라마가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전파를 탄 38회에선 박단단의 아버지 박수철(이종원 분)이 딸을 힘으로 제압해 방 안으로 밀어 넣은 뒤 자물쇠를 꺼내 방문을 걸어 잠그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다른 가족들에게는 “절대 문 열어주지말라”며 “화장실은 신경 쓰지 말라. 헤어진다고 하기 전까지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고 소리치며 엄포를 놓았다.

폭력적인 장면은 또 있었다. 박단단의 친모로 어린 자식을 버리고 미국으로 떠났던 애나 킴(이일화 분)과 박수철이 대치하는 장면이다. 박수철은 애나 킴의 목을 조르거나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하고, “널 죽일 수도 있다”고 협박해 문제가 됐다. 이후엔 애나 킴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진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돼 시청자의 질타를 받았다.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과 KBS 시청자권익센터에는 시청자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설정과 과도한 폭력 장면은 가족 단위의 시청자들이 함께 시청하기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누군가는 이 드라마 때문에 폭력성을 학습하고, 누군가는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등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